반크 "경고나 설명 없어 부정 인식 강화…시정 요청 전달할 것"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네이버와 국립국어원 등이 운영하는 국내 대표 온라인 사전에서 아프리카 관련 단어를 검색했을 때 편향적인 표현이 그대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는 최근 네이버 사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리말샘 사전 등을 대상으로 아프리카와 관련한 용어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의 사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반크는 이번에 암흑대륙, 검은 아프리카, 제3세계, 피그미, 부시먼, 호텐토트 등 6개 용어를 일차적으로 점검했다.
반크는 "점검 결과 대부분의 사전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별도의 경고나 설명 없이 제시되고 있었다"며 "아프리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암흑대륙은 '문명이 뒤처진 아프리카 대륙을 이르는 말'로 설명돼 있다.
이는 19세기 유럽 탐험과 식민지 확장 과정에서 아프리카를 '미개한, 미지의 공간'으로 규정하며 사용된 용어로, 식민주의적 시각을 반영했다는 게 반크의 분석이다.
'호텐토트'는 과거 유럽인들이 남아프리카 지역의 코이코이 공동체를 지칭하며 사용했던 명칭이다. 현재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간주된다.
그런데도 일부 사전에서는 해당 집단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미개 종족'이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혼혈 인종인 '그리콰(Griqua)인'을 설명할 때 '남아프리카를 식민하였던 네덜란드인과 케이프주의 미개 민족인 호텐토트족과의 혼혈 인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호텐토트족이 미개하다고 낙인찍는 서술도 있었다.
'피그미'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키가 작은 집단을 지칭하는 역사적 용어이다. 하지만 작고 왜소한 사람을 비하하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다.
반크는 "이러한 단어가 별도의 역사적 맥락 없이 제시될 경우 특정 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사전은 모욕적이거나 차별적 의미가 포함될 수 있는 단어에 '금기어' 표시를 하거나 '차별 또는 비하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안내한다.
그러나 반크는 아프리카 관련 편향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용어 역시 최소한 역사적 맥락과 주의 안내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기태 단장은 "그동안 세계 교과서와 온라인 정보 속 한국 관련 오류를 바로잡는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며 "이제는 아프리카에 대한 국제사회의 편향적 서술과 인식을 함께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연 청년연구원은 "사전은 사람들이 세계를 이해하는 기준을 형성하는 기초적인 지식 기반"이라며 "사전에 담긴 편견이 확산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크는 곧 해당 사전 플랫폼을 대상으로 공식 시정 요청을 전달하고,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교과서 속 아프리카 편견 사례 시정, 올바른 세계지도 도법 사용 캠페인, 디지털 환경 속 아프리카 인식 개선 등을 통해 아프리카 바로 알리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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