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대작으로 꼽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에서 아이유(금명 역)의 시어머니 '부용'으로 분해 화면을 장악했던 명품 연기자 고(故) 강명주. 암이라는 지독한 병마와 싸우면서도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그가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지 어느덧 한 해가 저물었다.
투병 중 피워낸 마지막 불꽃, '폭싹 속았수다'에 남긴 짙은 여운
지난해 2월 27일, 향년 54세의 젊은 나이로 눈을 감은 고 강명주의 1주기가 돌아왔다.
대중의 뇌리에 가장 깊게 박힌 그의 최근 행보는 단연 유작이 된 '폭싹 속았수다'다. 생의 끝자락에 서 있는 고통스러운 투병 상황 속에서도 그는 카메라 앞에서 믿기지 않는 몰입도를 뿜어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영상 속에 영원히 박제했다.
딸 박세영의 애끓는 사모곡과 동료 남명렬의 비통한 탄식
기일이 찾아오면서 연예계 안팎에서는 그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다시금 피어오르고 있다. 1년 전, 비보를 직접 전해야 했던 어머니의 분신이자 후배 연기자인 딸 박세영의 추모글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당시 그는 "어머니가 평생을 바쳐 사랑했던 무대, 그리고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그 순간들을 기억해 달라"며 눈물 어린 작별을 고했다.
연극판에서 동고동락했던 배우 남명렬 역시 "반드시 털고 일어나 다시 조명 아래 설 줄 알았다"는 탄식과 함께, 고인을 '진실과 순정으로 빚어진 연기자'라 칭하며 먹먹한 애도를 표한 바 있다.
1992년 극단에서 시작된 외길, '우영우'로 꽃피운 대기만성
고인의 30여 년 연기 궤적은 오롯이 '무대'를 향해 있었다. 1992년 실험극장의 '쿠니, 나라'를 통해 데뷔한 이래, '피와 씨앗', '코리올라누스', '구일만 햄릿' 등 굵직한 희곡들을 온몸으로 소화하며 대학로의 거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매체로 지평을 넓힌 그는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냉철한 판사로 등장해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으며, KBS '모퉁이를 돌면' 등 브라운관에서도 대체 불가한 명품 조연으로 맹활약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캐릭터들은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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