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달러·원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달러 영향으로 한은이 보유한 외화증권의 원화 환산 수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419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6조4188억 원) 대비 5조 원 이상 증가한 수치로, 종전 연간 최대 기록이었던 2021년(7조8638억 원)을 이미 크게 넘어섰다.
순이익 증가세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팔라졌다. 한은은 지난해 9월 말 누적 순이익 8조5984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연간 순이익 규모(7조8189억 원)를 초과했다. 이후 10월 말에는 10조5325억 원으로 한 달 새 약 2조 원 가까이 늘었고, 11월에도 8000억 원 이상 추가 증가했다.
통상 회계연도 마감 기준인 12월 말 대차대조표는 오는 2월 공고될 예정이지만, 현재 추이를 감안할 때 2025년 연간 순이익은 역대 최대 달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은 고환율이다. 한은의 수익 구조는 외화 유가증권 등 자산 운용에 따른 이자·매매 손익이 큰 비중을 차지해 금리와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특히 지난해 연평균 달러·원 환율이 1420원을 웃도는 등 강달러 흐름이 이어지면서, 달러화로 표시된 외화 자산의 원화 환산 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정부에 납부하는 세입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은 한국은행법에 따라 순이익의 30%를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하고, 나머지를 정부에 납부한다. 앞서 2024년에는 순이익 가운데 5조4491억 원을 정부에 납부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중앙은행의 회계상 손익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고환율 국면이 이어질 경우 정부 세입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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