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7개월 만 하락 전환하며 2달 만에 4300억달러 선이 깨졌다. 고환율 지속 여파로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등으로 환율 방어에 나선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2025년 12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80억5000만달러로 전월(4306억6000만달러) 대비 26억달러 줄었다. 4300억달러 아래를 기록한 건 지난해 10월(4288억2000만달러) 이후 2개월 만이다.
분기말 효과에 따른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증가 등이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조치가 전체 보유액 감소를 견인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월(-8000만달러) 이후 7개월 간 증가세를 기록하다 하락 전환했으며, 낙폭은 지난해 4월(-49억9000만달러) 이후 최대 폭이다. 지난해 4월과 12월 모두 원·달러 환율이 상단 1480원대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11억2000만달러로 82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예치금은 318억7000만달러로 54억4000만달러 늘었다.
SDR(특별인출권)은 158억9000만달러로 1억5000만달러 늘었다. IMF포지션은 43억7000만달러로 전월(43억5000만달러)보다 2000만달러 확대됐다. 장부가로 매겨지는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직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와 서학개미의 해외투자 증가, 기업들의 달러 보유 기조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5원 선을 오가며 심리적 방어선인 1500원을 위협하자 이에 따른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외환보유액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과 외환스와프 또한 영향을 미쳤다. 외환스와프가 이뤄지면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줄고 만기에 환원된다. 이 과정에서 미리 정한 환율로 달러를 팔겠다는 선물환 포지션을 구축하면 금융기관의 반대거래를 통해 시장에 달러가 공급된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11월 말 기준 4307억달러로 9위를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월 독일과 홍콩에 밀려 2000년 관련 순위 집계 이후 처음으로 9위를 빼앗기고 10위로 밀려났다가 9월 다시 9위를 회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4294억달러로 집계돼,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12월 외환보유액 순위가 다시 10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30억달러 늘며 3조3464억 달러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은 120억달러 증가해 1조3594억달러를 기록했다. 스위스와 러시아는 각각 1조588억달러와 7346억달러로 집계됐다. 인도는 18억달러 줄어든 6879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대만은 4억달러 감소한 5998억달러로 집계됐고, 독일은 183억달러 늘어난 5523억달러, 사우디 아라비아는 213억달러가 늘어난 4637억달러를 보였다. 홍콩은 우리나라에 이어 4294억달러로 10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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