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 통해 계약 추진하는 김혜성, 5일부터 본격 협상
김하성 어깨 수술이 변수…'FA 재수'와 계약 추진 사이 고민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대어급' 신인은 아니더라도, 뛰어난 수비 능력 덕분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적지 않은 선수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도전하는 김혜성은 지난 5일(한국시간)부터 협상에 돌입했다.
김혜성은 다음달 4일까지 MLB 30개 구단과 자유롭게 만나 영입 의사를 들어볼 수 있다.
MLB 이적 관련 소식을 다루는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번 MLB 스토브리그 상위 50명을 정리하면서 김혜성을 26위로 소개했다.
예상 계약 금액은 3년 총액 2천400만달러다.
매체는 "김하성의 전 동료 김혜성은 박병호만큼 파워를 보여주지 못하지만, 대신 빠른 발과 우수한 수비를 보여주는 2루수"라고 소개한 뒤 "이번 FA 시장은 2루수에게 불리하다. 그렇지만 뛰어난 운동 능력과 젊은 나이는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김혜성은 KBO리그 통산 타율 0.304로 정확한 타격 능력과 통산 211도루로 빠른 발이 강점이다.
다만 통산 홈런 37개, 한 시즌 최다 홈런 11개 등 장타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꾸준히 거론되는 행선지 후보는 2루수를 찾아야 하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애미 말린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도 관심을 보인 구단이다.
송재우 MLB 해설위원은 "김혜성이 계약금 총액에 욕심을 안 낸다면 계약 성사 가능성 자체는 크다"면서 "가장 많이 언급된 시애틀은 동양권 선수에 친숙한 구단이다. 올 시즌 2루수가 구멍이라 더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애틀 현지에서는 거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김혜성이 좋은 대우를 받으려면 확실한 주전으로 생각하는 팀이 나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계약 세부 사항도 잘 살펴야 한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던 고우석(26)은 '2년 차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발목이 잡혀서 올해 빅리그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송 위원은 "김혜성도 그래서 계약 첫해부터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얻는 게 최선이다. 그렇지만 신인에게 거부권을 주는 게 구단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며 "길지 않은 계약을 맺고 실력을 검증해 도약하겠다고 생각하는 게 현실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하성(29·FA)은 올 시즌 막판 어깨를 다친 탓에 현실적으로 대형 계약이 어렵다.
만약 '건강한 김하성'이 FA 시장에 나왔다면, 계약 총액 1억달러가 넘는 대형 계약이 나왔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김하성은 내년 시즌 초반에야 복귀할 수 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재활 이후에도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 보여줘야 한다.
김하성은 1년짜리 계약을 체결해 'FA 재수'를 선택하든지, 아니면 혹시라도 장기 계약을 제의할 구단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MLB트레이드루머스는 김하성을 FA 랭킹에서 43위로 매긴 뒤 '1년, 1천200만달러' 계약을 예상했다.
김하성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33, 94안타, 11홈런, 4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0,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2.6이다.
매체는 "많은 부분이 그의 어깨 재활 과정에 달려 있어서 어떤 선택을 할지 알기 어렵지만, 1년 계약을 하고 부상 여파가 없다는 걸 입증하면 내년에 큰 계약을 따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강력하게 연결되는 구단은 이정후(26)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디애슬레틱 켄 로즌솔 기자는 6일(한국시간) MLB를 대표하는 3루수 가운데 한 명인 맷 채프먼이 "김하성이 복귀할 때까지 유격수를 볼 수 있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어깨를 수술한 김하성은 이르면 내년 5월이 돼야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채프먼은 그때까지 본인이 유격수 자리로 옮겨서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송재우 위원은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바꾼 게 변수가 될 것이다. 보라스는 장기전을 즐기고, 계약 규모가 큰 선수 위주로 굴러간다. 김하성은 짧게 계약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든지, 혹시 모를 장기 계약을 추진하든지 스스로 방향을 정해야 한다.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어 "2년짜리 계약이 본인에게는 가장 좋을 것이다. 진짜 실력을 2년 차에 보여준다면 아직 젊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계약을 떠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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