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건설업계에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우선 미국 우선주의의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과 대립하며 관세를 강화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과 해외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미국의 관세율 인상이 세계 평균 관세율 인상에 압박이 되며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키는 만큼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인이 중동 강경책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미국-중동간 긴장도가 높아질 경우 중동 국가 신규 발주 감소, 프로젝트 지연 등이 현실화 될 공산이 크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국내 건설사들엔 직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수주 중에 중동시장이 64.3%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중동정세 불안이 커지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원자잿값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원자잿값이 일제히 오르면 국내 주택건설 공사비 상승으로 전이돼 건설업계가 불황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한 수요 증가와 미국 내 소형원전(SMR)에 대한 개발 관심이 높은 점은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어 국내 건설업계는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 사업에 따른 건설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국내 건설사들은 민관협력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보리스필 공항 확장공사에 대한 협약을 맺었고 우크라이나 전력 공사로부터 1조원 규모의 송변전 사업을 수주했다. 삼성물산도 지난해 우크라이나 리비우시에서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같은 해 현대엔지니어링은 '2023 우크라이나 재건 박람회'에서 모듈러 건축 및 비료·화학 사업 부문에서 양해 각서를 체결했고, 대우건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현지 건설사 ERBUD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대비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화학 친화 정책을 강조하면서도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한 것은 호재로 읽힌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이 원전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트럼프 당선인 요구와 맞물려 이미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의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당장 국내 건설업계에 가시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사들은 내수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비교적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국내 건설부동산 시장에 가시적으로 또는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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