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랜스젠더(성전환자) 딸이 미국에선 더는 미래가 없다며 외국으로 떠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소수자를 향해 혐오와 차별 발언을 쏟아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하자 내보인 반응이다. 딸과 달리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머스크 CEO의 딸 비비언 제나 윌슨은 6일(현지시간) 스레드에 “한동안 이런 생각을 해왔지만 어제는 나에게 확신을 줬다”며 “나의 미래가 미국에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올렸다. 게시글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뒤 올라온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남성들이 여성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하는 등 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윌슨은 머스크 CEO와 첫 번째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 사이에서 태어난 장녀다. 그는 2022년 4월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 윌슨은 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갈등을 빚었다. 윌슨은 이에 “내 생물학적 아버지와 어떤 형태로든 엮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머스크 CEO는 딸의 성 정체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워크(woke·깨어있음) 사상에 의해 살해됐다”고 말했다. ‘워크’는 진보 진영이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에 경도돼 있다고 비꼬는 표현으로 쓰인다.
한편 머스크 CEO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공화당에 최소 1억3200만 달러(약 1843억 원)를 기부했다. 또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를 동원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승리 연설에서 머스크 CEO를 두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슈퍼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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