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중동, 유럽, 중국, 대만, 한반도, 아프리카 등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 심층 분석하며, 두려움, 우울함, 불안함, 기쁨 등이 뒤섞여 있다고 평가했다. 동아시아에선 적대 관계인 중국은 물론 동맹인 대만, 한국, 일본까지도 바짝 긴장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
◇“바이든 3주 걸렸는데”… 中시진핑, 이틀만에 트럼프에 축하
중국도 유럽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이 고율 관세 부과, 이민자 단속 등 1기보다 훨씬 강력해진 대중 정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 대선 이틀 만에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 당선 당시 3주 가까이 지나서야 축하 전화를 했던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과거 재임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바이든 정부도 대중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이전 정부의 정책 기조와 방향성을 유지했다. 의회에서도 대중 정책은 초당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선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상황이 나아지긴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2기 정부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강력한 추진력까지 확보했다. 또 트럼프 1기 때를 돌이켜보면 정책적 불확실성도 크다. 이에 시 주석 역시 서둘러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 상당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에 대비하면서도 긴장감과 불안감이 뒤섞인 채 선거 과정을 지켜봤다”며 “또한 일이나 삶이 미국과 밀접하게 얽혀있는 중국인이나 기업 등에는 트럼프 2기가 더욱 불안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접근 방식은 대만에서 남중국해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를 다룰 때 (바이든 정부의 동맹·파트너 연합보다) 전략적으로 미국에 더 이로울 것”이라며 “여기엔 경제 및 군사 문제부터 펜타닐 단속, 기후변화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
◇한국·대만 ‘초긴장’…방위비 부담 확대 우려
대만은 방위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안보 지원에 대해 대만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압박해 왔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며 필요시엔 무력을 동원해 점령할 수 있다고 시사하고 있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정부에선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가 대만 기업이라는 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만이 매우 부유하며 미국의 반도체 사업 95%를 훔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역시 대만과 유사한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에 주둔 중인 2만 8500명의 주한 미군 철수 또는 감축을 앞세워 더 많은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연간 11억 3000만달러를 지불하고 있으며, 최근 체결된 협정에 따라 이 금액은 2026년 연간 12억 6000만달러로 증가한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돈을 버는 기계”라며 “내가 백악관에 있었다면 연간 100억달러를 지불했을 것이고,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매년 실시하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중단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과 북한 간 대화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수차례 과시해 왔으며 칭찬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로 외교적·군사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미국과 협상할 이유가 줄었다고 CNN은 짚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