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생각하고 싶지 않던 결말이다. 결국 시즌 아웃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애써 의연한 목소리를 냈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2024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김하성의 어깨 수술 및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김하성은 어깨 관절순 봉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며 정확한 수술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하성은 8월 19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해 3회초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상대 투수의 견제에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한 뒤 오른쪽 어깨에 통증을 호소했다.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부상을 직감한 듯 분노 속 헬멧을 던지기도 했다.
이튿날인 20일 샌디에이고로 이동해 MRI 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실트 감독은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MRI 검진 결과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느낌이다. 그래도 아직 검사 결과를 분석 중이다"며 "추가 검진에서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첫 결과에 만족하지만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실트 감독은 김하성이 완벽하게 회복 후 돌아오게끔 하기 위해 김하성의 이름을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했다. 날짜는 8월 20일로 소급 적용됐다. 실트 감독은 "열흘을 채우기 전 돌아올 테지만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내구성이 강점인 김하성은 2021년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MRI 검사 결과 오른쪽 어깨 염증 진단이 나왔다. 김하성은 8월 28일 선수단에 합류해 9월 초 복귀를 목표로 몸을 돌봤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뎠다.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29일 "김하성은 오른쪽 어깨의 상태가 송구 등을 하기에 괜찮다고 생각했다. 포스트시즌 명단에 오를 준비를 하면서 짐을 챙겼다"며 "하지만 통증이 재발했다. 어깨 앞부분의 작은 인대 파열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즌 아웃으로 올해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하성은 "부상에서 복귀해 팀을 돕기 위해 정말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봤지만 몸이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올해 나의 시즌은 끝났다. 크게 좌절했고 너무 실망스럽다"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김하성의 2024시즌은 121경기 타율 0.233(403타수 94안타) 11홈런 47타점 60득점 22도루로 막을 내렸다.
향후 행보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하성은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는다. 앞서 2021년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 4+1년, 보장 금액 2800만 달러,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보장 금액에는 바이아웃 2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 올해까지 샌디에이고와 4년을 함께한 김하성이 계약을 1년 연장하면 2025년 연봉 8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김하성은 FA 시장에 나와 최소 1억 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장기 계약을 따내려 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수술을 받게 되며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김하성이 수술 후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 중이다.
갑작스러운 비보에도 김하성은 포스트시즌을 준비하는 샌디에이고를 응원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는 내게 정말 큰 부분이었다. 샌디에이고에서 4시즌을 보냈고, 그 4년 동안 항상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싸워왔다"며 "그동안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 이 팀은 내게 거의 가족이다. 경기장에서 함께할 순 없겠지만 올가을 내내 온 마음을 다해 팀을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시 건강하게 돌아올 날을 꿈꾸는 김하성이다.
한편 주전 유격수의 이탈을 겪게 된 샌디에이고는 2루로 밀려났던 잰더 보가츠를 유격수에 세우고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2루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AP/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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