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화·현대차·LG·국민연금에 관심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집회하는 고려아연 노조원들. [사진=고려아연 노동조합]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수년간의 갈등을 거쳐 급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영풍 측 지원 세력으로 나서면서 정치권과 지역사회까지 이 싸움에 가세하고 있다. 주요 주주인 현대차, LG, 한화 등 재계의 대응과 국민연금, 소수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공개매수에서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의 주식을 주당 66만원에 최소 144만5036주에서 최대 302만4881주까지 사들이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성공적으로 공개매수가 이뤄질 경우 이들의 지분율은 최대 52%에 달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MBK는 최대 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최소 6.05%의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 측이 33.13%, 고려아연 측이 33.99%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주(2.39%)와 국민연금(7.57%) 보유분을 제외한 유통물량 비중은 22.92%다. 현재 최윤범 회장 측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고려아연 지분 5.05%, 한화 7.75%, LG화학 1.89% 등을 보유하고 있다. 

명분 싸움 또한 치열하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해왔으며,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이번 공개매수를 '약탈적 M&A'로 간주하며, MBK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MBK 측은 공개매수가 최대주주 영풍 측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적대적 행위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정치인들도 고려아연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울산시장은 MBK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고려아연 주식 사주기 운동'을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도 MBK의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려아연의 전략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MBK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자신들이 국내 사모펀드이고, 중국계 자본이 아닌 점을 강조했다. 그들은 고려아연의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직원 고용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공동 창업주 후손들이 운영해온 기업으로, 최근 들어 지분 분쟁이 심화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주식 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기업의 미래와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갈등은 재계의 힘겨루기와 함께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상황을 보여준다. 

앞으로 전개가 주목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방어하고 지역사회와 경제에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번 분쟁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이로 인해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