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승리한 홍명보호, 전술은 없고 개인 기량만 빛났다

어렵사리 승리한 홍명보호, 전술은 없고 개인 기량만 빛났다

한스경제 2024-09-12 02:28: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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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황희찬(왼쪽). /KFA 제공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황희찬(왼쪽). /KFA 제공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상대 밀집 수비 격파를 위한 홍명보호의 무기는 전술이 아니라 ‘개인 기량’인 중거리 슈팅이었다.

홍명보(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이하 한국 시각)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과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홍명보호 출범 후 2경기 만에 올린 첫 승리이자 3차 예선에서 따낸 첫 승점 3이었다.

홍 감독은 이번 승리로 한숨을 돌렸다. 앞서 선임 과정에서 특혜 논란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아온 홍 감독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약체’ 팔레스타인과 B조 1차전에서 충격적인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궁지에 몰렸다. 홈팀 감독이 안방에서 야유를 받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그는 오만전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과거 아시아의 강호 이란, 호주가 오만 원정에서 패한 것으로 돌아보면 이번 승리는 의미가 남달랐다.

홍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팔레스타인전과 비교하면 선발 출전한 11명 중 무려 5명이 바뀌었다. 변화가 주효하며 승점 3을 챙기긴 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아쉬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76위 오만을 상대로 확실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0분 황희찬(28)이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 나갔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한국은 전반전 중반이 지난 후부터 기동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급격히 둔해졌다. 이영표(47) KBS 축구 해설위원 역시 “전반 25분이 지난 후부터 기동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했을 정도였다.

불안한 경기력은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5분 비디오판독(VAR) 온필드리뷰 끝에 취소된 손흥민(32)의 돌파, 후반 15분과 16분에 터진 이강인(23)의 슈팅을 제외한다면 날카로운 모습은 없었고, 떨어지는 기동력 탓에 위기를 자초했다. 손흥민의 추가 득점에 힘입어 2-1로 앞서던 후반 42분이 대표적이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 김민재(28)의 결정적인 수비가 없었다면 또다시 실점을 내줄뻔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전에서 손흥민의 골을 도운 이강인. /KFA 제공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오만전에서 손흥민의 골을 도운 이강인. /KFA 제공

결국 무색무취한 전술은 선수들의 개인 기량으로 해결했다. 황희찬의 중거리 선제골, 손흥민의 2번째 골이 그 예다. 특히 손흥민은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오만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슈팅 당시 그를 감싼 5명 수비수들의 빈틈을 파고든 그야말로 개인 기량에 의한 득점이었다. 득점 과정에서 나온 이강인의 패스 역시 빼어난 그의 드리블 실력에서 나왔다.

수비도 불안했다. 팔레스타인전 이후 지적 받아온 세트 피스 수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고, 결국 전반전 추가 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정승현(30)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다만 홍 감독은 자신의 선택에 만족스러워하며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후반전 동점 상황에서 승리를 위해 전술적 변화를 줬고, 선수들이 잘 대응해 줬다”고 자평했다.

9월 A매치 2연전에서 젊은 선수들을 시험하지 않은 부분도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홍 감독은 지난달 26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정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선수 선발에 중점을 뒀다”고 힘주었다. 이한범(22), 최우진(20), 황문기(28), 양민혁(18)이 이름을 올렸지만, 황문기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그라운드를 단 1분도 밟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 평균 연령이 30세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젊은 선수들의 출전 불발은 매우 아쉽다.

3차 예선 2경기에서 불안한 출발을 보인 홍명보호는 다음달 10일 요르단과 원정 경기, 15일 이라크와 홈 경기를 갖는다. 요르단과 이라크는 한국과 월드컵 본선 직행을 놓고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팀들이다. 경기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음 두 경기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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