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재훈 기자] 그동안 정치권의 뜨거운 화두였던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 또다시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채상병 특검법이 통과되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의 편이 아닌 민주당 편을 들었다”고 지적하며 5일로 예정되어 있던 국회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다. 집권여당이 개원식 불참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 안건으로 상정하려 하자 표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후 24시간이 지나자 우 의장은 국민의힘 측을 향해 토론을 멈춰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토론 주자였던 곽규택 의원이 토론을 끝내지 않자 강제로 마이크를 끄게 한 후 필리버스터를 종료시켰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다가와 격하게 항의했고, 빨리 표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고성을 지르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불참을 결정하며 국회 로비로 나가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우원식 의장이 끝내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국회 일정을 진행하면서 파행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우 의장의 반성 없이는 국회 개원식에 참석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참석하지 마실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동안 국회 개원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여 축하 연설을 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채상병 특검 통과로 인해 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대통령실 역시 채상병 특검 통과에 대해 “이미 거부권을 행사했음에도 위헌적인 특검법이 다시 되돌아왔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다시 국회로 넘어와 재의결을 하게 되고,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채상병 특검법은 통과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채상병 특검법이 190명의 투표 중 189명의 찬성과 1명의 반대로 통과된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찬성 표를 던져 화제가 되고 있다. 안 의원은 평소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경우 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채상병 사망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에 맞는 예우를 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이고 보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국방과 안보 아니냐”고 했다. 안 의원은 “국민 편에 다가가는 것이 지금은 힘들지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 당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같은 당 김재섭 의원 또한 끝까지 남아 표결에 참석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안철수 의원과 다르게 반대 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반대 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특검법의 취지는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이 정한 정쟁용 법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한동훈 후보의 특검법을 토대로 우리 당도 채상병 특검을 논의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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