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보다 믿음"…명품 직구 키우는 韓 대형 이커머스

"알리·테무보다 믿음"…명품 직구 키우는 韓 대형 이커머스

더팩트 2024-06-13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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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롯데온, 최근 해외 럭셔리 플랫폼 잇달아 입점
국내 명품업 어렵지만…직접구매 시장 성장세 주목


SSG닷컴과 롯데온이 최근 해외 명품 플랫폼을 자사 홈페이지·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입점시키면서 소비자들의 명품 직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SSG닷컴과 롯데온 홈페이지 명품 카테고리 모습 /SSG닷컴·롯데온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대형 이커머스 업계가 명품 해외직구(직접구매) 플랫폼을 잇달아 입점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호황을 누렸던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가 최근 구조조정, 폐업 등 위기에 빠진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이커머스 업계는 국내 직구 시장 성장에 주목하고 '명품 직구' 경쟁력을 키운다. 초저가 공산품 부문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발 이커머스보다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활용할 모양새다.

신세계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SSG닷컴은 지난 12일 캐나다 명품 플랫폼 '에센스'를 입점했다. SSG닷컴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에센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간편한 직구를 돕는 구조다. SSG닷컴은 지난 1월 '네타포르테'와 '미스터포터', 지난 3일 '마이테레사' 등 해외직구 플랫폼을 입점시켰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부문 롯데온도 지난 12일 에센스 공식 매장을 개설했다. 롯데온은 해외직구 상품을 구매할 때 국내 간편 결제 시스템, 해외 결제 카드 사용을 지원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췄다. SSG닷컴과 롯데온 모두 국내 명품 전문 물류업체와 계약해 해외직구 배송·반품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이커머스가 명품 직구를 확대하는 반면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는 팬데믹이 끝나면서 꾸준히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은 지난 2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지난 3월 절반가량 직원에게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명품 플랫폼 업계 4위였던 캐치패션 경우 창업 후 영업이익을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고, 지난 3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 명품 플랫폼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줄어든 명품 소비가 꼽힌다. 플랫폼 업체는 명품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수익으로 삼는데, 거래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감소한 것이다. 이 같은 업황에 명품 업체 수익성도 줄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상위 명품 브랜드 4사(샤넬·루이비통·디올·에르메스)는 상품 가격을 올리면서 지난해 매출액이 대체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개 명품 브랜드 국내 법인이 기록한 영업이익은 전년(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총 17%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한 곳은 에르메스코리아뿐이었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코리아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 등 국내 명품 플랫폼 업계가 팬데믹 이후 적자를 지속하고, 명품 의류 업체들의 국내 수익성도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직구 수요에 집중해 명품 판매를 중개하는 이커머스 업계 전략 귀추가 주목된다. /이새롬 기자

SSG닷컴, 롯데온은 명품 시장이 얼어붙었음에도 '해외직구'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약세를 보이는 명품 직구 시장을 선점하는 분위기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비롯한 중국 플랫폼이 유해물질 포함 제품, 코오롱스포츠 등 짝퉁(가품) 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 비판을 받은 가운데 국내 대형 이커머스가 신뢰도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최 모 씨(29·남)는 "해외 직구를 잘 활용하면 알뜰하게 소비를 할 수 있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간단한 전자 제품을 간혹 구매하는 편이다. 하지만 값비싼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 의류는 짝퉁이 배송올까봐 섣불리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대기업 브랜드에서 명품 해외직구를 중개하면 믿고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산한 지난해 국내 해외직구 금액은 6조8000억원으로 1년 만에 그 규모가 28.3%만큼 커졌다. 지난 1~5월 롯데온 명품 해외직구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었다. 국내 명품 거래는 줄었지만 직구를 통해 저렴하게 명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는 늘어난 것이다.

에센스, 마이테레사 등 명품 해외직구 플랫폼은 직접 상품을 매입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때문에 플랫폼 재량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매장에 입점시켜 판매 수수료를 받는 국내 백화점보다 저렴한 제품이 판매될 가능성이 있다. 이커머스 업계는 이 해외 플랫폼 상품을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구매자 제품 전달, 반품 등 국내 유통을 맡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직구 시장 성장에 업계 관심이 크다. 초저가 공산품 직구는 알리, 테무 등 중국 업체가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중요한 명품 플랫폼을 입점시키는 것"이라며 "패션을 좋아하는 고객이라면 이름을 알 법한 업체를 들이고 있어 고객 유치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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