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CJ 공룡연합, 알리·테무 잡는다

신세계·CJ 공룡연합, 알리·테무 잡는다

이뉴스투데이 2024-06-10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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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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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신세계와 CJ가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협력을 맺고 유통업계 지각변동을 노린다. 알리·테무로 대표되는 이른바 ‘C커머스’ 공세가 주춤한 사이 반격을 꾀하는 모양새다.

◇유통공룡 신세계와 문화기업 CJ의 대규모 연합

10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CJ는 지난 5일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을 가졌다. 오프라인 유통 공룡 신세계그룹과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CJ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고객 혜택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손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와 CJ의 계열사 간 협업은 여러 차례 진행됐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협업을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범삼성가 기업인 신세계와 CJ의 연합에 유통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5일 진행된 체결식에는 신세계그룹에서 임영록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컨텐츠본부장이 참석했다. CJ그룹에서는 김홍기 지주사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가 참석했다. 한 자리에 모인 양 그룹 수뇌부는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 협력을 해나가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MOU에 대해 “두 그룹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그간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밝혔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에 (좌부터 우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이 참석했다.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에 (좌부터 우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이 참석했다. [사진=신세계그룹]

◇CJ대한통운 물류 힘입어 G마켓·SSG닷컴 경쟁력 강화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선언한 만큼 양사 협업 시너지가 돋보일 사업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양사의 물류 협업은 기존 신세계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이커머스 부문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제일 먼저 가시화될 협업 성과는 G마켓이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 도입을 통해 내일도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빠르면 7월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는 CJ대한통운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O-NE’서비스가 도입되면 G마켓의 기존 스마일배송보다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이 확대될 수 있다. 종전에는 오후 8시까지 주문을 해야 다음 날 도착이 예정됐다면 앞으로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셀러를 대상으로도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셀러가 도착보장 모델에 동의하면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을 주는 식이다. 셀러는 판매를 늘릴 수 있고 고객은 더 많은 상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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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은 물류 시스템 고도화를 위해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이 맡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즉 G마켓과 SSG닷컴은 물류 전문기업인 CJ대한통운의 배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여 고객 편익을 증대한다. CJ대한통운의 생산성 혁신 프로젝트를 통한다면 물류 운영 원가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은 대폭 늘어난 물류 물량을 가지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 CJ대한통운은 신세계와 전방위적 물류 협력을 통해 국내 최대 규모 물류협력을 할 예정이다. 이번 물류협력을 모범사례로 삼아 CJ대한통운은 1PL(자사물류)의 3PL(제3자물류) 전환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을 통해 신세계와 CJ는 유통과 물류라는 핵심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SSG닷컴은 물류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그로서리 분야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은 그로서리 분야에서 이마트의 상품 선별과 소싱 등 1등 대형마트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른 온라인몰 대비 만족도가 높다. 본래 강점인 그로서리에 힘을 쏟아 특화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게 SSG닷컴의 구상이다. 이밖에도 CJ와 신세계는 각 사가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적극 협의해나가기로 했다.

[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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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기획·판매·콘텐츠·멤버십 혜택에서 시너지 극대화

CJ제일제당과 이마트의 우수한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제조와 유통 선도기업들이 힘을 합쳐 나올 수 있는 시너지다. 실제 지난해 8월 이마트·SSG닷컴·G마켓은 CJ제일제당의 신제품 13종을 선론칭해서 판매한 바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두루 갖춘 신세계의 유통·판매망은 신상품에 대한 다양한 고객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최적 무대다.

기존에 선보였던 신제품 선론칭에서 나아가 앞으로는 상품 기획 단계부터 양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개발할 수 있다. 양사가 수십 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결합한다면, 고물가 시대에 고객에게 진정 힘이 되는 ‘가성비 핫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양사는 미디어 사업과 콘텐츠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의 하드웨어와 CJ그룹의 소프트웨어가 합쳐진다면 고객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다. 

멤버십 분야에서도 양사의 컬래버가 기대된다. 현재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고 CJ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 멤버십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 혜택에 강점이 있다. CJ는 CGV, 올리브영 등 독보적인 전문 분야에서의 포인트 적립과 사용이 장점이다. 양사는 멤버십 혜택을 공유하여 적립처, 사용처 등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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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주춤한 사이 대규모 반격

신세계와 CJ의 그룹 간 협업은 한동안 맹공을 퍼부었던 이른바 ‘C커머스’ 공세가 주춤한 사이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 사용자 수 상승세는 올해 4월 들어 소폭 감소했다. 테무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하다가 4월부터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5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한국 내 활성 이용자(MAU) 수는 전월 대비 약 3%씩 줄어들었다. 여전히 종합몰 앱 순위에서는 쿠팡에 이어 알리가 2위, 테무가 4위를 기록했지만 유통업계는 끝 모를 듯 오르던 성장세가 주춤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제품과 물량 공세로 한국에서 단숨에 큰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 이슈가 있었던 일부 상품의 유해물질 검출 등 안전 이슈, 소비자 대응 등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알리가 한국 브랜드 전문관에 대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하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신세계와 CJ는 C커머스 성장세가 주춤한 타이밍에 과감한 협업을 발표해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CJ와 신세계의 협업은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신세계의 이커머스 부문 경쟁력에서 특히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CJ의 콘텐츠 부문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적용시켜 쿠팡과도 경쟁해볼 수 있는 부분이고, 멤버십 통합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은 “양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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