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일부 팬이 "팬들이 4년간 100억 원 가까이 기부했으니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려 논란인 가운데, 이 글의 '동의' 수가 1400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26일 KBS 홈페이지의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김호중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는 한 번은 보듬고 안아줘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많은 선행을 하며, 모든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있다.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 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이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면서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한 선한 기부를 한 일을 정상 참작해줘야 한다"고 했다.
사진= KBS 홈페이지 시청자 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달 28일 같은 게시판에 다른 작성자 B씨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김호중의 방송 퇴출을 반대한다(반성하고 있는 김호중의 인권을 보장해 달라)'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 B씨는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잘못했다"면서도 "그는 세기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세계적인 천재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난 아티스트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끔 관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적었다.
청원 동의 수는 지난 3일 기준 1400명이 넘는 팬들이 동의해 KBS가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앞서 KBS는 지난달 29일 방송출연규제심사위원회를 열어 김호중의 자사 방송 출연을 한시적으로 정지하기로 했다. KBS는 음주운전이나 성폭력, 마약 투약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과 일반인에 대해 방송 출연 정지나 출연 섭외 자제 권고 등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호중과 팬클럽이 기부한 100억 중 75억 원은 앨범 구매 금액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호중과 아리스의 선한 영향력'이라는 제목으로 기부 내역을 정리한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3년 12월 21일까지 팬클럽 아리스는 약 97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75억 원은 김호중의 정규 2집 앨범 '파노라마' 53만 8427장 상당이다.
현금 기부는 튀르키예지 지진 복구 지원 유니세프 성금(2억2500만원), 수재민 돕기 희망브리지 성금(3억5100만원) 등이다.
기부품을 받는 입장에서 상당수는 앨범 기부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복지센터 근무자는 국민일보에 "가수가 컴백만 했다 하면 팬들이 앨범을 왕창 기부하는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이 받아 무엇을 하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호중은 지난달 9일 오후 11시 40분쯤 술을 마신 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오던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소속사 측은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빼내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하려 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가증됐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김호중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및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음주운전 혐의 등을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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