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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통신사실조회회신 등에 따르면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기록이 경찰로 이첩된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은 오후 12시 7분, 12시 43분, 12시 57분 세 차례에 걸쳐 각각 4분 5초, 13분 43초, 52초간 통화했다. 이 전 장관은 윤 대통령과 통화 직전인 오전 11시 45∼49분 사이 조태용 당시 안보실장과도 연락을 주고받았다. 해병대수사단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적시한 수사 기록을 경찰로 이첩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이고, 군 검찰단이 채상병 사건 기록을 경찰로부터 회수한 것은 당일 오후 7시 20분이었다. 이 전 장관은 이 같은 사건 기록 이첩·회수가 있기 직전인 지난해 7월 31일 정오 무렵에는 대통령실 관계자와 2분 48초간 통화했는데, 야권에서는 이 통화가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전달된 통로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 통화 이후 이 전 장관이 박진희 당시 국방부 장관 군사보좌관 휴대전화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 결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에서 채상병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시 윤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현안 관련 지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던 이 전 장관에게 관련 지시를 위해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당시 통화에서 채상병 관련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고, 결과를 지켜보겠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전 장관이 당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출장 관련된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역시 최근 방송에 출연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우즈베키스탄 출장 기간이라면 상대국과 어떤 현안 때문에 전화를 할 수 있다"며 "그 통화를 가지고 채상병 사건 수사 문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이렇게 직접 연결짓는 건 논리적으로 좀 무리가 아닌가 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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