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위원 보고서 "단기간 북중정상회담 없을 듯"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최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 결과에서 중국이 북한과 거리두기를 하며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화 구도를 회피하려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온라인시리즈 '중국 당정 대표단 방북 및 향후 중북관계 전망' 보고서에서 이재영 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 관영매체의 자오 위원장 방북 결과 보도를 분석하며 이같이 해석했다.
자오 위원장은 지난 11일 방북해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회담했고, 13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예방했다.
이 위원은 중국 대표단이 이번 방북에서 발신한 메시지의 특징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지지나 후원이 아니라 '호혜적 관계'와 '공동이익 수호'라는 주변국 외교의 원칙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북한과 일정한 거리두기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자오러지·김정은 회담에서 반미 혹은 반서방 연대나 다자주의 추구와 같은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목표가 거의 매번 강조됐던 것과 대조된다"고 짚었다.
이 위원은 또 자오 위원장의 방북 기간 발언을 근거로 연내 북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작게 봤다.
자오 위원장은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경을 봉쇄한 이래 방북한 최고위 인사여서 올해 북중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북중 정상회담 개최 방안이 방북 기간 논의됐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위원은 그러나 "중국 대표단이 이번 방북 일정에서 양국의 최고지도자들이 기존에 합의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것을 강조했다"고 신화통신 보도 내용을 전하며 "미 대선 전 양국 수교일(10월 5일) 전후로 또 다른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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