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태어난 지 3개월 된 아들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하고 사체를 유기한 20대 친모에게 중형이 구형됐다.
제주지검은 22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A씨에 대해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과 5년간의 보호관찰 명령 등도 함께 구형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23일 0시께 생후 3개월 된 아들 B군 얼굴에 이불을 덮어 숨지게 하고, 같은 날 오전 7시께 숨진 B군을 포대기로 싸고 쇼핑백에 넣어 주거지 인근 한 포구 테트라포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연인관계였던 이 등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 갚지 않거나 피해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과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몰래 대출을 받는 등 사기 범행으로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있다.
검찰은 "피고인은 생후 3개월 친자를 살해하고 유기하는 등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고, 연인 관계의 사람들에게 각종 방법을 이용해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는 범행도 저질렀다. 재범 수준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친부가 아이를 지우라고 해서 몰래 출산했고, 돌봐줄 가족도 없이 홀로 일하며 아이를 키웠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산후우울증에도 시달렸다"며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했고, 자포자기 상태에서 사기 범행도 저지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중한 처벌을 각오하고 있으나 어린 나이에 처했던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A씨의 범행은 앞서 지난해 서귀포시가 필수 영유아 예방접종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출생 신고는 돼있으나 장기간 접종을 받지 않은 B군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드러났다.
B군의 시신은 찾지 못했다. A씨가 유기 장소라고 밝힌 곳은 현재 매립돼 사실상 시신을 찾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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