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여권에서는 기각 결정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영장 기각 자체가 죄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며 남은 수사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를 위한 중간 과정일뿐이다"며 "죄가 없다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해서 사법이 정치가 되는 건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며 "검찰이 흔들림 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가 영장청구된 범죄 사실은 3가지다. 위증교사, 백현동 사건, 대북송금 등의 혐의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된다고 판단한 '위증교사'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방송토론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을 받자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하게 했다는 혐의다.
백현동 사건은 불법으로 4단계 용도변경을 해줌으로써 성남도시개발공단으로 하여금 200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게 한 것이고, 대북송금은 800만달러(약 107억원)를 제3자를 통해 북한에 송금한 것 등의 공소사실이다. 세 가지 사건에 대해 혐의 소명의 점을 보면 위증교사 혐의는 법원도 소명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구속이 안 된다고 죄가 없다는 건 아니라는 것이 여론이다. 직장인 김대호(33‧남‧가명) 씨는 "이재명 대표에게 범죄 혐의가 있어서 조사한 것이고, 조사하다 보니 혐의가 있다는 판단하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다"며 "기각된 부분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민주당 측에서는 청원서나 탄원서 등을 통해 판사를 압박한 부분은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이 안 된 것은 무죄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 기각을 결정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비상의원총회에서 "위증교사 혐의는 범죄가 소명됐다고 인정을 했다"며 "이재명 대표의 주변 인물이 이화영 부지사의 진술과 관련해 부적절하게 개입한 전황도 인정했다. 게다가 범죄가 중하지만 이 대표는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의 염려는 차고도 넘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속의 사유가 되는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은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충분하고 범죄에 가담한 공모의 입증은 간접증거로 충분하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입장이다"며 "그런데 법원은 백현동 개발 비리 혐의에 대해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피의자가 관여하였다고 볼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인정하면서도 뜬금없이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리를 한참 벗어난 판단이다"고 비판했다.
김기현 당대표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이어 "양심 있는 의원들의 결단, 정치 심폐소생술로 어렵게 살려낸 정의가 김명수 체제가 만들어 놓은 편향적 사법부의 반국민적 반역사적 반헌법적 결정에 의해 질식당해 버리고 말았다"며 "사법부의 결정은 어지간하면 존중하고 싶지만 이건 도무지 존중할 수가 없다.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위증교사는 유죄, 백현동 건은 유죄 가능성 농후, 대북송금 건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검찰이 이 대표 구속에 집착해 여러 범죄 혐의를 나열하다 보니 판사에게 기각의 빌미를 줘 구속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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