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전자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돼 호황을 누린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내년 경영 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요를 보이는 프리미엄 제품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키친 패키지. ⓒ 삼성전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깊어지는 한숨
국내 전자업계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의 여파로 주력 사업인 TV, 가전 사업이 주춤했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Neo QLED 98형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TV를 담당하는 VD부문과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2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LG전자도 올해 TV와 가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TV를 맡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HE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 28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2% 하락했다. 글로벌 TV 수요 감소와 지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소비심리 위축이 영향을 끼쳤다.
아울러 가전(H&A) 사업본부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28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5016억원)에 비해 54.5% 감소했다.
통상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형 할인 행사가 포진해 가전 성수기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4분기에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심리 하락 등으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마음 편히 웃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 개선 집중
특히 프리미엄 TV 수요가 높았던 유럽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돼 TV 시장 불황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고객이 LG 올레드 에보를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5139만대로 전분기 대비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작년보다 3.8% 감소한 2억2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올해보다 0.7% 감소한 2억100만대로 예상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LG전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전 세계 QLED 판매량 914만대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3.5%(672만대)에 달한다. 지난 8월 Neo QLED 98형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내년 77인치 퀀텀닷(QD)-O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97형, 세계 최소 42형 제품을 추가하면서 OLED TV 라인업을 8종으로 확대했다.
또한 양사는 가전에서도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LG전자는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양사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V 부진을 극복하고자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영무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4분기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 판매 기회를 활용해 Neo QLED, 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겠다"면서 "내년 TV 시장은 올해 지속 중인 각종 대외환경 불확실성 속에서 전체 TV 수요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초대형을 비롯한 프리미엄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희 LG전자 HE 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4분기 시장환경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공급 불안정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침체리스크가 지속돼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OLED TV 중심의 프리미엄 TV 라인업을 확대하고 유통재고를 관리하며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