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 '남미 징크스' 넘지 못한 벤투호, 그럼에도 박수받아야 하는 이유

[카타르월드컵] '남미 징크스' 넘지 못한 벤투호, 그럼에도 박수받아야 하는 이유

한스경제 2022-12-07 05:59: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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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은 16강에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꺾이지 않는 마음은 국민들의 가슴 속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 남미 징크스에 '눈물'
한국은 월드컵 역사상 단 한 번도 남미 대륙 국가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10번의 월드컵에 나서 5전 1무 4패, 1득점 10실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24일(이하 한국 시각) 펼쳐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웃지 못했다. 우루과이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0-0으로 비겼다.

12년 만에 올라온 16강, 우려했던 ‘남미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 경기에서 1-4로 졌다. 

지난 4년간 손발을 맞춰왔던 벤투호의 수비진은 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공세에 단 36분 만에 무너져 내렸다. 전반전에만 4골을 내줬다. 전반 7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레알 마드리드)에게 선제 실점한 이후 전반 13분 네이마르(30·파리 생제르맹), 전반 29분 히샬리송(25·토트넘 홋스퍼), 전반 36분 루카스 파케타(25·웨스트 햄 유나이티드)에게 내리 실점했다. 결국 4골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무릎 꿇었다.

벤투호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투혼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벤투호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투혼을 보여줬다. /연합뉴스

◆ 돌아본 카타르 월드컵, 소득과 과제

패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브라질전의 완패는 쓰라리다. 그러나 이날 경기의 패배로 인해 이번 월드컵에서 수확한 열매들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해냈다. 선수들의 뜨거운 투혼과 빛나는 활약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던 일이다.

투혼을 논한다면 ‘캡틴’ 손흥민(30·토트넘)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월드컵 개막 전에 얼굴 부위를 다쳐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 경기를 소화했다. 통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헤더 경합까지 펼치며 투혼을 불태웠다.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얼굴이 퉁퉁 붓는 후유증도 이겨내며 팀에 헌신했다.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2-1 승)에는 후반전 막판 역전골을 도우며 한국의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손흥민 외에도 주축 선수 대다수가 부상을 안고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김민재(26·나폴리), 황희찬(26·울버햄턴 원더러스), 김진수(30·전북 현대)는 몸을 아끼지 않는 불굴의 의지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매 경기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내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또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은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2-3 패)에서 머리에 피가 나는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개의치 않고 붕대 투혼을 펼치며 온 국민을 감동하게 했다.

조규성(오른쪽) 등 K리거의 힘은 인상적이었다. /연합뉴스
조규성(오른쪽) 등 K리거의 힘은 인상적이었다. /연합뉴스

K리거의 힘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벤투호는 총 5골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4골이 K리거의 득점이었다. 조규성(24·전북)이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했고, 김영권(32·울산 현대)이 포르투갈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일궈냈다. 백승호(25·전북)는 브라질전에서 호쾌한 중거리포로 골망을 가르며 팀을 영패에서 구해냈다. 이외에도 김진수, 김문환(27·전북)은 측면 풀백으로 4경기 모두 선발 출격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팀의 궂은일을 도맡았다.

달콤한 열매만 수확한 것은 아니다. 쓴 열매도 받아들며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안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골 결정력’이다. 벤투호는 전술, 전략의 핵심인 빌드업 축구를 기반으로 주도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항상 골문 앞에서 결정력이 부족했다. 주도권을 가져갔던 시간에 비해 유효 슈팅과 득점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지 않았다. 

가나전은 분명 상대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점유율에서도 앞섰고 슈팅은 무려 21개(유효 슈팅 6개)를 때려냈다. 그러나 득점 전환율은 턱없이 부족했다. 고작 2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브라질전에서도 10개의 슈팅(유효 슈팅 6개)을 쐈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도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골망을 흔든 것은 한 번뿐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역사상 손에 꼽힐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골 결정력 부재라는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파울루 벤투(오른쪽)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 놓으면서 '벤투호'라는 명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연합뉴스
파울루 벤투(오른쪽)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 놓으면서 '벤투호'라는 명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연합뉴스

◆ ‘아듀’ 벤투호

브라질전은 4년간 이어져 온 2022 카타르 월드컵 여정의 마침표였다. 이제 ‘벤투호’라는 명칭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6일 브라질전이 끝난 직후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직 재계약을 안 하기로 했다.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저의 결정을 말했다. 결정은 이미 지난 9월에 이뤄졌다”라며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16강전에서도 용감하게 싸웠다. 우리의 스타일대로 밀어붙여 기회를 만든 것에 더없이 만족하고 자랑스럽다”라며 한국 축구와 작별을 고했다.

이로써 벤투 감독과 한국 축구의 ‘4년 동행’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마무리됐다. 지난 4년을 돌아본 벤투 감독은 “감독을 했던 기간이 매우 만족스럽다. 한국 역사상 조별리그를 가장 잘 치렀다. 매우 자랑스럽고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말하고 싶다. 최선을 다해줬던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라며 “제가 함께 준비했던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브라질전의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고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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