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들이 사상 첫 원정 대회 8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16강전에서 만난 랭킹 1위 브라질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비록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16강에 진출한 점과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대회 16강전에서 1-4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개인 기량부터 조직력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강했다. 벤투호는 전반전에만 4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부터 황희찬(26·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 등 모두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교체 투입된 백승호(25·전북 현대)가 굳게 닫혔던 브라질 골문을 열었다. 후반 31분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자신의 월드컵 1호 골을 만들었다. 알리송(30·리버풀) 골키퍼도 꼼짝 못 할 정도로 강하고 빠른 슈팅이었다. 잉글랜드 공영방송 ‘BBC’는 “엄청난 골이었다. 25야드(약 22.86m) 밖에서 때린 슈팅은 알리송도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세계를 놀라게 한 건 백승호만이 아니다. 많은 태극전사들이 주목을 받았다. 주장인 손흥민은 대회 직전 안와골절을 진단받아 월드컵 기간 내내 ‘마스크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올렸다. 1-1로 맞선 후반전 추가시간 수비수 다리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건넸고, 황희찬이 마무리 지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1, 2차전에서 다소 기대에 못 미쳤으나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터뜨리며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을 구했다.
벤투호의 최대 수확은 조규성(24·전북)을 발견한 부분이다. 조규성은 당초 황의조(30·올림피아코스)의 백업 자원이었으나, 지난달 28일 가나와 2차전에 선발 출전해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0-2로 뒤진 후반전에 머리로만 두 골을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 선수 최초로 월드컵 본선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을 넣은 선수로 기록됐다. 훤칠한 외모와 외국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 튼튼한 체격 조건 등 대형 타깃형 공격수의 등장을 알렸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2019년 20세 이하(U-20) 폴란드 월드컵 최우수선수상(MVP)의 주역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 역시 자신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팀 내 유일한 2000년대생으로 대표팀에 승선해 ‘특급 조커’ 임무를 톡톡히 수행했다.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이자 축구 해설가 크리스 서튼(49)은 경기 뒤 ‘BBC’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했다.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 그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만회골까지 넣었다”고 평가했다.
대표팀 선배이자 MBC 축구 해설위원인 안정환(46)은 “후배들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뤄냈다”며 “이제는 세계 축구와 격차를 좁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국민의 기대치는 16강을 넘었다. 기대치에 맞게 준비하고, 노력하는 게 맞다”고 독려했다.
박지성(41) SBS 해설위원은 “지난 4년간 준비해온 벤투 감독의 철학을 따라 월드컵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이 무척 대단하다. 손흥민, 김민재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아쉽지만 그럼에도 모든 선수가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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