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여지없이 세계 축구의 기록이 남았다. ‘뢰블레 군단’ 프랑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쓴다는 점에서도 역시 ‘세계 최고’라고 칭할 만하다.
프랑스는 5일 0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폴란드를 3-1로 꺾으며 갖가지 기록과 이정표를 세웠다.
사실, 직전 대회인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이번 대회 직전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우려를 샀다. 폴 포그바(29·유벤투스)와 은골로 캉테(31·첼시), 프레스넬 킴펨베(27·파리 생제르맹), 크리스토퍼 은쿤쿠(25·RB 라이프치히) 등이 쓰러져 이번 대회 소집이 불발됐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 역시 부상하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실제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인 독일은 최근 2개 대회 연속 아시아 국가에 덜미를 잡혀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프랑스는 위기를 넘기고 D조 1위(2승 1패·승점 6)로 16강에 진출했다. 여기서 ‘득점 기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4·FC바르셀로나) 보유국인 폴란드마저 제압하며 월드컵 2연패를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2014 브라질 대회부터 3개 대회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1일 오전 4시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와 맞붙는다.
‘골’로도 역사를 썼다. 베테랑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6·AC밀란)와 세계적인 공격수로 거듭난 킬리안 음바페(24·PSG)가 폴란드전에서 나란히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82)와 지네딘 지단(50), 티에리 앙리(45) 등을 줄줄이 소환했다. 단순히 이름만 언급된 게 아니라 전설적인 선수들을 넘어섰다.
지루는 117번째 출전한 A매치에서 52번째 골을 넣어 앙리(51골)를 제치고 프랑스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최다 득점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대 3경기를 더 뛸 수 있어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대회 호주와 조별리그 첫 경기서 넣은 멀티골을 더해 총 3골로 득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앞선 조별리그에서 3골을 넣은 음바페는 이날 결승 득점을 포함해 2골 1도움으로 ‘원맨쇼’를 펼쳤다. 총 5골로 대회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2018 러시아 대회부터 이번 대회 폴란드전까지 총 9골을 터뜨리며 펠레(7골)를 넘어 만 24세가 되기 전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또, 108경기에서 31골을 넣은 지단을 제치고 프랑스 역대 A매치 최다골 6위(61경기 33골)로 도약했다.
두 선수의 맹활약이 이어지자 자연스레 누가 월드컵의 ‘마의 6골’ 고지를 밟을지 관심을 모은다. 2006 독일 대회부터 직전 대회까지 모두 7골 이상 넣은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 6골의 벽을 허문 건 20년 전인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브라질 '레전드' 호나우두(46)의 8골이다. 자칫 집안싸움으로 벌질 수 있지만, 포지션이 공격수인 두 선수 모두 7골 고지와 득점왕 모두 탐내지 아니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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