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호진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라운드의 화두는 단연 ‘아시아 돌풍’이었다. 시작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알렸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아르헨티나를 잡았다. 뒤이어 일본이 가세해 독일을 꺾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은 나란히 전반전에 페널티킥(PK)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 경기를 뒤집었다. 그 배턴을 한국이 이어받았다. 비록 승리하진 못했으나 본선에 오른 아시아 6개국(한국,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카타르) 중 유일하게 1차전을 무실점으로 마쳤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한국이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2차전에서 무너졌다.
아르헨티나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던 사우디아라비아는 폴란드에 0-2로 패하면서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할 기회를 놓쳤다. 반면, ‘대이변의 희생양’이었던 아르헨티나는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1골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멕시코를 2-0으로 제치고 16강행 희망을 이어갔다. 29일(이하 한국 시각) 기준 C조 순위는 폴란드가 1위(1승 1무·승점 4)를 지키고 있고, 뒤이어 아르헨티나(1승 1패·승점 3·골득실 1)가 추격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1승 1패·승점 3·골득실 -1)는 득실 차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12월 1일 오전 4시 예정된 3라운드 상대는 4위(1무 1패·승점 1·골득실 -2) 멕시코다. 8회 연속 16강을 노리는 멕시코와 험난한 경기가 예상된다.
독일과 1차전에서 승리한 뒤 분위기를 탄 일본은 ‘무적함대’ 스페인에 0-7로 대패한 코스타리카에 0-1로 허무하게 패하면서 16강 진출을 두고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상대는 1승 1무(승점 4)를 기록하며 1위에 오른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티켓을 거머쥘 수 있지만, 독일의 예상치 못한 패배를 지켜본 만큼 베스트 11 구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타리카와 3차전을 치르는 독일의 경기 결과도 체크해야 하는 만큼 무승부보다는 승리를 챙기는 쪽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으로서는 전력을 다할 스페인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됐던 벤투호는 가나를 만나 2-3으로 졌다. 전반전에 2골을 내주며 끌려갔으나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 조규성(24·전북 현대)의 연속 헤더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 23분 모하메드 쿠두스(22·아약스)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무릎을 꿇었다. 2차전까지 1무 1패(승점 1)를 기록하며 4위로 추락했다.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어려움에 놓였다.
그럼에도 태극전사들은 남은 한 경기에 모든 걸 걸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월드컵 단일 경기에서 다득점을 기록한 첫 한국인 선수가 된 조규성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이제 한 경기 남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테니 끝까지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줬다.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조규성의 골을 도운 이강인(21·레알 마요르카)은 “감독님께서 최대한 골에 가까운 플레이를 요구하셨다. (2-2 동점으로 따라붙으면서) 반전은 있었지만 마지막 실점이 아쉬웠다”며 “1무 1패 결과는 아쉽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우리가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선전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한국이 동병상련 위기에 빠졌다. 물론 희망이 있지만 또 한 번 ‘기적’을 바라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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