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상헌 기자] “공은 둥글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제프 헤어베어거 서독 감독이 남긴 말이다. 당시 서독은 세계 최강 헝가리를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축구에서 ‘이변’이 나올 때면 이 말은 빠지지 않는 격언이 됐다.
조별리그가 한창인 이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 팀들이 예상을 깨고 좋은 활약을 펼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반면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팀들 가운데 몇몇은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절대강자도 절대약자도 없는 월드컵이 된 것이다.
28일(이하 한국 시각) 오전 기준으로 조별리그 2연승을 기록한 팀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뿐이다. 16강을 확정한 팀도 프랑스 외에는 없다.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아르헨티나, 독일, 벨기에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모로코에 1패씩을 떠안았다. 전통의 강호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스페인은 2차전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력 16강 진출을 확정 짓지 못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배를 기록한 팀은 총 9개다. 그 중 28일 오전 기준으로 2연패를 기록한 팀은 두 개뿐이다. 카타르와 캐나다다. 두 팀은 16강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반면 나머지 7개 팀(이란·세네갈·아르헨티나·호주·독일·코스타리카·카메룬)은 모두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16강 진출에 대한 불씨를 살렸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시아 팀들의 선전이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들의 성적은 아쉬움이 많았다.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일본을 제외하고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3승 2무 7패라는 성적을 남기고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야 했다. 이번 대회는 다르다. 28일 오전 기준으로 6팀이 4승 1무 6패를 기록 중이다. 카타르를 제외한 5개 팀들은 모두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아울러 16강 진출의 가능성도 모두 남겨두고 있다.
아프리카와 북중미 팀들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세네갈은 25일 개최국 카타르에 3-1 승리를 거뒀고, 아프리카의 복병 모로코(22위)는 27일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2-0으로 제압하며 ‘업셋(약팀이 강팀을 꺾는 것)’을 일궈냈다. 미국은 26일 잉글랜드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점 1을 챙겼다. 코스타리카는 27일 독일을 꺾은 일본에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전문가들도 이변의 연속인 이번 월드컵을 흥미롭게 바라본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출신 축구전문가 제이미 캐리거(44·잉글랜드)는 25일 “월드컵에 가면 언제나 2~3개국이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은 다르다. 예전 프랑스나 스페인에 느낄 수 있었던 아주 독보적인 강력함을 보여주는 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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