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이 다른 세대에 비해 '섹스리스'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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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이 다른 세대에 비해 '섹스리스'인 이유

BBC News 코리아 2022-10-22 10:17:04 신고

침대에 누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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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대학 '킨제이 연구소'와 성인용품 제조기업 '러브허니'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부부의 25.8%가 성생활 관련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

신체 연령으로 따지면, 밀레니얼 세대는 성적으로 한창 전성기다. 그런데 이들 중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

"결혼하고 초반(몇 년간)에는 활발하게 성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나이가 들면서(그는 현재 30세다), 더 이상 성생활에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에 있는 커뮤니티 '데드베드룸'에는 이런 글이 자주 올라온다. '데드베드룸'은 "심각하게 성적 친밀감이 떨어진 관계에 대처하기 위한 대화방"이라 소개되어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 성관계가 현저하게 줄거나 아예 없어졌다는 고민을 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심지어 "그는 왜 나와의 섹스보다 왜 자기 손을 더 좋아하는가?"라고 묻는 포스터도 있다.

만약 이런 고민이 수십 년 전의 뜨거웠던 열정을 잇고자 하는 나이 든 커플들의 것이라면, 대부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레딧에 고민을 올리는 이들 상당수는 자신을 20대 후반 또는 30대라고 소개한다. 자녀가 생기거나 결혼하면서 성생활이 중단됐다는 이들도 있다. 또한 "낮은 리비도(성적 충동)"를 가진 남편이 포르노는 계속 보면서, 자신과의 잠자리는 꺼린다는 이들도 있다.

정말 다양한 주제로 '(성생활이 죽어버린) 죽은 침실'에 대해 밀레니얼이 고민하는 상황이다.

보통 밀레니얼이라 하면, 성적으로 가장 전성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이들 세대 중에 "섹스로부터 멀어지는" 이들이 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데드베드룸을 비롯한 밀레니얼 세대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를 보여준다. 게다가 이 경향은 특히 결혼한 부부나 장기 연애 중인 커플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통계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디애나 대학 '킨제이 연구소'와 성인용품 제조기업 '러브허니'가 18세에서 45세 연령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설문에 따르면, 결혼한 성인 중 "지난 한 해 성적 욕망과 관련해 어려움을 겼었다"는 응답률이 밀레니얼에서 가장 높았다. 밀레니얼 부부의 25.8%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지만, Z세대 부부와 X세대 부부는 각각 10.5%와 21.2%에 그쳤다.

킨제이 연구소의 연구원 저스틴 레밀러는 비록 "낮은 욕망이 섹스리스와 동의어는 아니지만, 부부 중 한 명 또는 부부가 함께 섹스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면 성관계 빈도는 감소한다"며 "욕망의 상실은 결혼한 부부가 섹스리스가 되는 첫 번째 원인"이라고 말했다.

섹스 테라피스트 및 연구자들은 밀레니얼 부부가 섹스리스가 되는 원인을 현재 그들 연령대가 거치는 삶의 단계, 인터넷의 막강한 영향 등 다양한 요소로 해석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 현재 밀레니얼이 성생활과 관련해 독특하고 전례 없는 장애물을 만난 것은 분명하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빠와 아기
Getty Images
많은 밀레니얼 부부가 자녀를 낳고 성욕을 잃었다고 말한다

섹스리스 부부의 해부학

섹스리스 부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우선 말 그대로 오랜 기간 동안 전혀 성관계를 갖지 않는 부부가 섹스리스다. 1년에 10차례 미만의 성관계를 갖는 부부를 섹스리스로 정의하기도 한다.

BBC 워크라이프가 만난 전문가들도 다양한 관점으로 섹스리스를 정의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섹스 테라피스트 스티븐 스나이더는 "1년에 4차례 이하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섹스리스'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사실에 부부가 모두 만족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다"라고 했다. UCLA 의대 정신과 교수인 킴벌리 앤더슨은 연간 25차례 미만의 성관계를 갖는다면 '성관계가 적은' 부부로 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섹스리스에 대한 정의가 주관적이라고 말한다. 성관계 빈도에 부부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섹스리스 또는 성관계가 적은 부부가 되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캘리포니아에서 활동하는 섹스 테라피스트 크리스틴 로자노는 "욕망의 불일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더 잦은 관계를 원하는 사람이 계속해서 거부당하면, 점점 포기하게 되고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다. 한편 거절을 하는 상대방은 점점 더 죄책감을 느끼며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의학적 또는 정신 건강 측면의 문제도 섹스를 고통스럽거나 힘들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고통이 커지면 아예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직장 생활이나 육아 등으로 바쁜 삶을 사는 부부의 생활에서 성관계가 사라지는 것이 한 예다.

물론 이런 요인들이 밀레니얼에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섹스리스가 되는 대상 및 섹스리스 단계에 접어드는 기간에 분명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20년차 섹스 테라피스트 셀레스트 허쉬만은 "(커플이) 섹스리스가 되기까지의 기간이 짧아졌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말해 과거 그녀의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부부가 섹스리스가 되기까지는 10~15년이 걸렸다. "하지만 요즘에는 3~5년이면 섹스리스가 됩니다."

30년차 섹스 테라피스트인 앤더슨은 그녀가 일을 시작한 이후 섹스리스 부부의 인구 통계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녀는 "삼십 년 전, 내가 치료했던 섹스리스 부부는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질병으로 인한 성욕 감소를 겪는)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날 앤더슨을 찾는 섹스리스 부부 대부분은 45세 이하다. 그녀는 "이들이 가진 기저 원인은 이전 세대와는 다르다"고 했다.

스트레스의 무게

과도한 스트레스는 성생활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밀레니얼들은 코르티솔 과다 상태다. 레밀러는 "대표적인 성욕 킬러가 스트레스"라며 "밀레니얼은 여러 면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X세대와 비교하면 그 경향이 특히 두드러진다"고 했다.

살면서 거치는 주요한 삶의 단계도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현재 많은 밀레니얼은 부모가 되는 단계에 있다. 영국의 상담 네트워크 '릴레이트'의 2018년 연구에 따르면, 30대 성인의 61%가 "어린아이들이 방해되기에" 원하는 것보다 성관계를 적게 갖는다고 답했다. 또한 31%는 "자녀를 낳은 후 성욕을 잃었다"고 했다.

다른 세대와의 힘겨운 경쟁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밀레니얼들은 주택 마련 같은 삶의 이정표 측면에서 과거 세대보다 뒤처져 있다. 주택 가격 급등과 학비 대출 등의 확산으로 인해 주머니가 더욱 빠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스트레스는 직장 생활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2022년 5개 국가에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밀레니얼의 38%가 주로 일과 관련된 불안감으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경향은 또 남성(36%)보다 여성(41%)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물론 직장 생활이 밀레니엄 세대에게만 특별히 가혹한 것은 아니다. 레밀러는 "다만 많은 밀레니얼이 '대침체(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과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 침체 상황)' 이후에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에 코로나19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스나이더는 "기술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사람들은 매우 열심히 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상에서도 밀레니얼은 일 중독자에 가깝다. 하지만 과로는 피로를 부른다. 피로는 많은 부부를 섹스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없게 만든다. 게다가 돈 걱정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레밀러는 "우울증 및 불안 지수와 함께 돈 걱정은 스트레스를 높이고 성욕을 낮춘다"고 말했다.

침대 위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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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전문가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포르노물과 이미지 중심의 소셜미디어가 오프라인에서 성적 친밀감 형성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와 포르노물, 그리고 성생활 감소

인터넷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스나이더는 소셜미디어가 섹스와 같은 육체적인 대인 관계에 "집중하지 못하게 한다"고 말한다. 허쉬만은 더 나아가 소셜미디어가 부부를 섹스리스로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그는 밀레니얼이 소셜미디어의 포로가 된 첫 세대이며 이미지를 의식하는 정도, 즉 "이미지 의식(image consciousness)"이 증가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플랫폼에서 사람들은 완벽해 보이기를 원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보정과 필터를 사용해 자신을 드러내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의식은 결혼 생활에도 영향을 미쳐, 자기 신체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뜨린다. 릴레이트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성생활이 적은 30세 미만 부부 중 37%가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족을 토로했다. 반면 60세 이상에게서는 이러한 응답이 14%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외에도 온라인상에서 쉽게 접하는 포르노도 밀레니엘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른 점이다.

스나이더는 "20세기에는 일부 남성 중에서 많은 여성과의 성관계를 강박적으로 원하는 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대신 수많은 포르노를 시청하죠." 다시 말해서 그들은 영상 속의 인물까지 포함해 다른 사람과의 성적인 경험을 위해 애써 현실에서 성관계를 추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앤더슨은 섹스리스 부부 환자 중 남편이 45세 미만이지만 "포르노로 인한 발기 부전"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포르노로 인한 발기 부전은 포르노물 없이는 성적 파트너와 함께 있더라도 발기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상황에선 파트너와의 섹스보다 자위 행위 선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이들 중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욕망을 통제하려 하거나 포르노 속 극단적인 이미지에 익숙해진 이들이 있다고 했다.

앤더슨은 "'포르노는 절대로 나를 거부하지 않는다' 또는 '포르노는 나의 성적 능력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환자들 사이에서)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섹스리스는 계속 될까?

밀레니얼이 경기 침체기에 노동 시장에 진입해 현재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포르노나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은 덜어낼 수 있다.

물론 어떤 사람들에겐 성생활 감소가 부부간에도 터놓고 얘기하기 어려운 주제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는 게 더욱 어려워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며칠 전, 숨돌릴 새 없이 바쁜 생활과 갈수록 커지는 압박 때문에 성생활 고민을 털어놓기 위해 운을 띄우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글이 레딧에 올라왔다. 글을 쓴 여성은 "내가 무엇을 더 요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저 이 문제를 풀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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