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만기 연장 거절됐다… 영끌족 '발동동'

신용대출, 만기 연장 거절됐다… 영끌족 '발동동'

머니S 2022-10-23 06:15:00 신고

3줄요약

[소박스] ◆기사 게재 순서
① 신용대출, 만기 연장 거절됐다… 영끌족 '발동동'
② 전세대출 7% 돌파… 대출이자 무서워 '캥거루족' 증가
③ 은행서 뺨 맞고 빅테크 간다 [소박스]

#자영업자 박성진(가명·63세)씨는 2년 전 6억원의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A은행에서 대출받아 계약금 1억200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중도금 대출 3억6000만원을 문의했으나 A은행에서 대출이 거절됐다. 은행이 이달 21일부터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에 집단대출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아파트 분양값이 치솟은 상황에 대출마저 거절돼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년 만에 대출난민이 될 줄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인 김정원(가명·38세)씨는 다음달 5000만원의 신용대출 만기를 앞두고 대출 기간 1년 연장을 신청했다. 은행은 500만원을 갚아야 신용대출을 연장해준다는 '원금 일부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김씨는 "대출이자는 3%에서 5%까지 늘었고 분할 상환 부담이 생겼다"며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았는데 집값은 내려가고 대출도 못 받는 상황이 됐다. 아내에게 말하자니 눈치가 보이고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파른 금리상승에 대출자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대출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됐다.

'기준금리 0.5%' 초저금리 시대에 영끌로 대출을 받은 이들은 추가 대출이 거절되거나 연장이 막히는 대출난민이 됐다. 지난 7월부터 총원리금상환비율(DSR)이 1억원 초과 대출에 적용돼 대출이자는 늘어나는 한편 한도는 줄고 있어서다.


주담대 금리 상단 7% 넘었다… 한도 반토막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7%를 돌파했다. 지난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9~7.038%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전월대비 0.44%포인트 상승했다. 2012년 7월(3.4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 만이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통상 6개월마다 바뀐다. 지난 4월 공시된 3월 신규 코픽스는 1.72%다. 이달 말 금리가 새로 산정된다면 4월보다 금리가 1.68%포인트 오른 셈이다.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만 해도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연 3.7% 수준에 최고 6%까지 올랐다. 예컨대 9억원짜리 집을 사면서 5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이자 부담이 올해 들어서만 월 154만원에서 280만원까지 늘어난다.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대출 한도만큼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면 잔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해 말 연봉 8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신용대출 5000만원을 보유한 채 주담대를 최대한 받았을 때 한도는 DSR이 40% 적용된 2억417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 이자 비용은 주담대(30년 만기) 1031만4112원, 신용대출 250만원으로 총 1281만4112원이다.

하지만 연말 주담대 금리가 8%, 신용대출이 9%로 올라설 경우 주담대 한도는 1억790만원으로 줄어든다. 올라간 금리에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늘면서 한도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바뀌는 이자는 주담대(30년 만기) 859만9426원, 신용대출 450만원으로 총 1309만9426원이다. 1년 전보다 주담대 한도는 1억3380원 줄어드는 반면 이자는 28만6314원으로 증가한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미국이 4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대출이자가 더 불어날 수 있다"며 "무리하게 대출받은 대출자는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대출 7% 돌파, 건물주도 울상


가파른 대출금리 상승 여파에 신용대출자도 신음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최고 7%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기준 국민은행 신용대출 상품인 'KB 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금리 상단은 연 7.06%다. 신한은행(연 6.89%), 우리은행(연 6.85%)과 하나은행(연 6.633%) 등 주요 신용대출 상품의 최고 금리도 연 7%에 바짝 다가섰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5%를 넘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융채 5년물은 5.023%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채 5년물은 지난달 26일 5.129%까지 오르며 2010년 3월2일(5.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5%대를 넘어선 것은 2010년 8월 이후 12년 만이다.

금리인상 여파에 건물주도 울상이다. 대출자가 건물을 구입할 때 받는 대출은 기업대출 중 시설자금대출로 대부분 변동금리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의 시설자금대출 금리는 4.54%로 지난 2021년 8월(2.65%)에 비해 2배가량(1.89%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기업대출(1.68%포인트)과 가계대출(1.66%포인트) 금리 상승 폭과 비교했을 때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에 발을 맞추면서 기업대출 금리는 5%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꼬마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대출이 매매가의 최대 70% 안팎까지 대출이 나와서 인기가 높았지만 금융비용이 올라가면서 수익률보다 이자가 높은 상황이 됐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임대소득 감소로 연체 리스크가 커진 건물주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여신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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