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급심 판결문의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다. 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 발언을 막은 걸 저격하며 우 의장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국회는 이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12일 은행법 개정안, 13일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이 순서대로 상정된 뒤 국민의힘 필리버스터가 진행된다. 14일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이 끝나면서 마무리될 예정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 측 첫 주자가 필리버스터를 시작하기 전 "9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제지한 것은 국회법에 따라 합당한 조치"라며 "아무리 무제한 토론이라도 의제와 무관한 발언이나 허가받지 않은 발언은 제지할 수 있도록 국회법에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질서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 이를 권한 남용이라 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했다. 앞서 국회는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우 의장은 나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지 10여분 만에 마이크를 끈 바 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 등이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나와 우 의장과 실랑이를 벌였다.
또 지난 9일 나 의원이 연단에 오를 때 우 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우 의장이 문제제기 한 것을 겨냥해 곽 의원은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통상 연단에 오르며 의장을 향해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게 관례다.
우 의장은 곽 의원에게 "상정 법안 관련 토론만 진행해달라"고 하며 주의를 줬고 곽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자 우 의장은 "이렇게 작심하고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피켓 내리라", "창피한 줄 알라" 등 고성이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용히 좀 하라", "8대 악법 철회하라"고 외치며 맞섰다.
'가맹주 협상권 보장' 가맹사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형사소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기 전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본회의에 상정됐던 가맹점 사업자들의 협상권을 보장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재석 241명 가운데 찬성 238명, 기권 3명으로 법안이 가결됐다.
지난 9일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토론은 9일 자정에 정기국회가 끝나면서 자동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12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진 것이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업자 단체의 법적 지위와 교섭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해 국회 정무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
연금개혁특위 '활동 1년 연장' 본회의 통과
본회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 표결 후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활동기한을 1년 연장하는 안건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여야는 11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 건'을 재석 250명 중 찬성 249명, 기권 1명으로 가결했다. 본회의 의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다.
전날 여야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회동을 통해 연금특위 활동 기간 연장에 합의하면서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었다.
연금개혁특위는 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전반의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다. 국회는 연금개혁 논의가 계속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특위 활동 기한을 2026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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