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공개 칭찬'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10일 출판 간담회를 열고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 자신이 모두 '일잘러'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아직까지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지만 정치권에서는 정 구청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 칭찬, 행정부 수반이 할 수 있는 말"···확대 해석 경계
정원오 구청장은 이날 성수동 '펍지성수'에서 자신의 신간 '성수동' 출판 간담회를 열었다.
'성수동'은 2014년 구청장이 된 후 10여년 간 성수동의 변화를 담았다. 성수동은 성동구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었으나 정 구청장 취임 후에는 연간 3천만명이 찾는 서울의 대표적인 핫플레이스가 됐다.
뿐만 아니라 성동구의 여러 숙원 사업을 해결한 덕분에 성동구 주민들의 긍정평가는 90%를 상회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정 구청장을 낙점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의 엑스 글에 대해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그는 "지자체는 행정부 소관이니 행정부 수반으로서 잘한 점은 칭찬하고 못하면 질책하고 벌도 주는 등 일상적인 일인데 상당히 주목받은 것 같다"면서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도지사, 당대표할 때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했던 정책 중에 잘된 것을 기억하고 칭찬해 주셨다. 그 연장선상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과 자신을 '일잘러'라고 표현했다.
정 구청장은 '순한 맛 이재명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대통령과 어디가 닮았느냐'란 질문이 나오자 "같은 점으로 '일잘러'라는 소문이 있다"고 답했다.
"오세훈 잘한 건 손목닥터9988, 계엄 반대한 점 감사"
이날 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평가도 내놨다.
오 시장의 핵심 정책인 한강버스에 대해서는 "매몰 비용을 최소화해야 하니 일부 개조해 관광용으로 바꾸면 사업성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교통용인지는 판단이 끝났다. 달려가는 러너가 한강버스보다 빠르지 않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통은 접고 관광으로 하면 그나마 수익을 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의 정책에 대한 긍정 평가도 했다.
정 구청장은 "손목닥터9988은 참 잘한 것 같다. 시민의 건강을 위해 걷기를 촉진했다"면서 "계엄을 반대한 점, 탄핵에 대한 입장(을 낸 점에 대해) 상당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계획에 대해 "지역의 맥락을 보며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이 추진한 성수동 개발 계획을 예시로 들며 "성수동은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정리된 특별계획구역 1~5구역이 있었다"며 "1, 2지역은 굉장히 낙후해 (재개발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3, 4, 5구역은 도시재생을 통해 카페거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시재생이나 리모델링을 하는 분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줬다"며 "개발할 것은 개발하고 보존할 것은 보존하되 주민이 살기 편한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서울시의 여러 정책에 대한 의견도 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방향성을 두고는 "누가 되든 정비사업이 빨리 가야 하며 그럴 수 있게 모든 행정기관이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1주일에 한 번, 필요하면 더 자주 열어 속도를 내면 좋고, 아니면 500세대나 1천세대 미만 규모는 구청에 (심의 권한을) 내려줘 더 속도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는 글로벌 G2로 가야 한다"면서 "아시아 G1이 어딜까 한다면 서울이 돼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에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국제업무지구로 기능할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서울, 경기, 인천 사이에 경제적인 협력 관계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오 "마음의 준비…결심 얘기드릴 것"…출마 선언 임박
정 구청장은 아직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그는 10일 MBC라디오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 "거의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며 다음 주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구의회 심의가 끝난 뒤 고민해서 판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이 '다다음주'에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출마 선언까지는 아니고요, 하여튼 결심에 대해서는 얘기드릴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에 대해 정 구청장은 "도시 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이 돼야 된다"고 답한 뒤 컨설팅회사 커니의 글로벌도시지수(GCI)를 인용해 올해 서울의 순위가 12위로 10년 전과 비슷한데 잠재력은 세계 2위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현실과 잠재력 간 격차에 대해 "서울의 기업과 시민 능력은 세계 최고인데 행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그런 것"이라며 "행정이 너무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해서 그런 것"이라고 진단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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