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필리핀 중부 비사야 지역에 자리한 세부. 도시 이름 자체가 “무역의 섬”을 뜻하듯, 예로부터 인도·중국·아라비아와 활발히 교류하던 항구 도시였다. 1521년 마젤란이 필리핀에 도착해 첫발을 디딘 이후 스페인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꽃피웠다.
세부의 다채로운 매력을 밀도 있게 즐기고 싶다면 반나절 시티투어가 제격이다. 4~5시간이면 역사·문화·로컬 감성까지 한 번에 담아내는 ‘압축형 도시 탐험’이 가능하다.
돌담 사이를 걸으며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산 페드로 요새, 세부 옛 상류층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카사 고로르도 박물관, 그리고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세부 유산 거리와 콜론 스트리트까지. 세부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를 누벼봤다.
산 페드로 요새(Fort San Pedro)
산페드로 요새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해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부 항구 옆에 세워진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요새 중 하나다. 1565년 목재로 임시 요새로 지어졌다가 1738년 산호석과 석회암 등 돌로 재건되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돌로 지어진 요새 외관. 바닷바람과 열대의 습기를 견뎌내며 검게 변한 부분들이 오랜 시간의 깊이를 드러낸다. 고풍스런 돌담과 낮은 성벽, 둥근 포대가 남아 있어, 스페인 시대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아치형 문을 지나 입장료를 내면 바로 마젤란 시대의 역사를 담은 사진 등 소규모 전시가 먼저 여행자를 반긴다.
가볍게 전시를 살펴본 후 요새 안으로 들어가면 중정과 안마당이 나온다. 정원 사이로 천천히 걷다 보면, 마치 세부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이 든다. 안마당 한쪽 작은 세부 역사관에는 마젤란 시대 세부의 지도자와 인물들의 초상화가 전시돼 있다.
오랜 세월을 품은 요새의 운치를 눈에 담으며 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과거 군사 요새의 구조와 방어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요새를 돌아보다 보면 산호석으로 지어진 흔적도 살펴볼 수 있다. 걷다 잠시 멈춰 세부의 바람과 햇살을 느껴보자. 외벽 아래 춤추고 있는 세부 학생들에게 손은 흔들며 인사를 건내니 활짝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준다.
안마당의 벤치, 포대 옆 구석진 길, 아치형 문틀 등은 자연스러운 인증샷 배경으로도 제격이다.
*위치 : 세부 시내 항구(Plaza Independencia) 근처(주소 : 7WR4+X7J, A. Pigafetta Street)
*입장료 : 성인 기준 약 30페소(PHP)
* 운영 시간: 매일 08:00~17:00
# 산토니뇨 성당과 마젤란 십자가
세부 여행의 심장에는 언제나 마젤란의 이야기가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그의 발자취를 알고 걷는 세부는 풍경의 깊이가 한층 달라진다.
세계일주 항해에 오른 탐험가 페르난도 마젤란은 1521년 3월 세부 해안에 도착한다. 그는 라자 후마본 왕과 왕비와 우정을 쌓았고, 왕비에게 세례의 의미로 ‘산토니뇨(아기 예수)’ 상을 건네며 이 땅에 기독교의 씨앗을 심는다.
마젤란은 세부를 장악했다고 믿었지만 사실 모든 토착민이 마젤란 편에 선 건 아니었다. 바다 건너 막탄섬의 지도자 라푸라푸가 스페인의 영향력 확대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결국 1521년 4월 27일 새벽, 마젤란은 60여 명의 부하와 세 척의 작은 보트를 이끌고 막탄을 공격한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약 1,500명의 라푸라푸 전사들. 갯벌 위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 끝에 마젤란은 생을 마감한다.
그 서사의 흔적은 오늘날 필리핀 가톨릭의 성지, 산토니뇨 성당과 마젤란의 십자가에서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성당 앞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팔각형 구조의 작은 예배당. 그 안에는 마젤란 일행이 세부에 도착해 세운 나무 십자가가 무려 500년의 세월을 견디며 서 있다. 예배당 천장에는 당시 십자가를 세우는 장면이 정교한 벽화로 그려져 있어, 마치 시간의 문을 열어 그 순간을 직접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 옛 역사를 뒤로 하고 여행객들은 십자가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느냐 북적거린다.
성당 내부에 들어서면 분위기는 더욱 경건해진다. 수백 년의 신앙을 품은 아기 예수 ‘산토니뇨’를 향해 필리핀인들이 묵묵히 기도하는 모습이 묘한 울림을 전한다. 촛불에 불을 붙이고 꽤 많은 인파가 모여 간절히 기도하는 이들. 관광지이면서도 단단한 신앙과 일상이 공존하는 이곳은 세부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할, 가장 ‘세부다운’ 순간을 선물한다.
*주소 : Pilgrim’s Center, Osmeña Blvd
# 카사 고로드로 박물관
그 다음 찾은 곳은 세부시의 역사적 중심지인 파리안(Parian) 지구에 있는 '카사 고로드로 박물관(Casa Gorordo Museum)'.
카사 고로도 박물관은 1863년부터 1979년까지 필리핀 최초의 세부 출신 가톨릭 주교인 후안 고르도르(Juan Gorordo)를 비롯해, 고르도르 가문의 네 세대가 실제로 살았던 곳으로, 19세기 중후반 세부 상류층 가정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바하이 나 바토(Bahay na Bato)’ 양식을 대표하는 건물로, 스페인 식민지 시대에 형성된 필리핀 전통 주택 양식과 스페인 건축 요소가 조화를 이룬 그 당시의 건축미를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은 2층 구조로, 1층은 홍수와 습기에 잘 견딜 수 있도록 스페인식 석재(Stone)로, 2층은 더운 기후에 맞춰 통풍이 잘 되게 필리핀식 목재(Wood)로 지어진 것이 특징.
1층엔 그 당시 생활용품, 농기구 등이 전시돼 있고, 2층엔 1 답게 침실, 부엌, 화장대 등 생활공간들을 만날 수 있다. 고풍스러운 가구와 소품, 정교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사진 한 장마다 세부의 시간 여행을 담는 기분이다.
*위치 : 35 Lopez Jaena Street, Barangay Parian, Cebu City
# 세부 헤리티지 모먼트 & 콜론 스트리트
카사 고로드로 박물관 주변에서 마젤란의 흔적을 또다시 발견했다. 바로 파리안 지구에 있는 '세부 헤리티지 모먼트(Cebu Heritage Monument)' 조형물이다. 이 조형물은 마젤란의 세부 도착, 기독교 전파, 식민지 시대 등 마젤린 시대의 역사를 담아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콜론 스트리트(Cebu Colon Street)'의 풍경이 스쳐 지나간다. 느긋하게 도로를 따라 움직이면 시장, 거리 상점, 활기찬 일상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차례로 펼쳐지며 눈길을 끈다.
* 위치 : 주소: Parian Park, Colon Street, Cebu City.
# 알타 비스타 골프 & 컨트리 클럽
세부 여행 중 골프 라운딩을 놓칠 수 없다면 ‘알타 비스타 골프 & 컨트리 클럽’으로 가보자.
세부 시내 남쪽 파르도(Pardo) 언덕에 자리한 이 곳은 해발 152m 언덕에 위치, 세부 시내와 항구 전망을 조망하며 골프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8홀, Par 72 코스 골프장으로, 페어웨이와 호수, 산자락이 어우러진 풍경이 매력적이다. 코스는 고저차와 물 해저드가 있어 전략적 플레이를 요구한다.
골프뿐 아니라 휴식과 자연 속 힐링도 함께 즐길 수 있다.특히 해질 무렵 서쪽으로 펼쳐지는 석양이 아름다워,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감상하기 좋다.
*위치: Pardo Hills, Pardo, Cebu City
* 세부 신상 럭셔리 호텔리조트 '누스타'
산토니뇨 대성당, 산 페드로요새, 카사 고로르도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와 20~30분 거리에 있는 '접근성'이 높은 추천 숙소는 '필리 호텔 누스타 세부(Fili Hotel NUSTAR Cebu)'다. 호텔·카지노·쇼핑몰·레스토랑·스파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올인원 호캉스’가 강점인 곳으로, 5성급 ‘필리’, 울트라 럭셔리 ‘누스타’로 구성돼 있다. 한국인 맞춤형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 한국 친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 여행팁 -항공 가성비 높이기
인천-세부 항공편은 ▲대한항공(Korean Air) ▲아시아나항공 ▲세부퍼시픽(Cebu Pacific) ▲티웨이항공(T’way Air ▲진에어(Jin Air) ▲제주항공(Jeju Air) 등이 운항하고 있다. 비행 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
그중 세부퍼시픽의 인천-세부 노선은 매일 운항되고 있으며, 여행, 출장시 꽉 찬 스케줄을 짜기에 최적이다. 인천에서 22시에 출발, 막탄세부공항에 다음날 새벽 1시 45분 도착하면, 아침부터 곧바로 세부 여정을 즐길 수 있다. 귀국편도 세부에서 15시 20분 출발, 인천에 21시 도착하는 일정이다.
*여행팁-여행 체크리스트
- eTravel 등록: 필리핀 입국 시 전자 신고는 필수다. 출발 72시간 전부터 신청 가능하다.
- 통화: 필리핀 페소(PHP), 1페소 ≈ 약 25원 (2025년 기준)
- 여행시기: 연중 따뜻한 열대성 기후로 평균 기온 26~32℃이다. 여행최적기는 건기(12월~5월)이며 우기(6월~10월)는 태풍 가능성이 있고 비가 자주 오고 습도가 높은 편이다. 리조트에서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라면 건기, 우기 상관없이 휴양을 즐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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