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암 선종 포착' 지씨지놈, 조기진단 넘어 예방시장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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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암 선종 포착' 지씨지놈, 조기진단 넘어 예방시장 선점

이데일리 2025-12-10 08:01:02 신고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내 액체생검 기업 지씨지놈(340450)이 암 발생 전 단계에서부터 유전자(DNA) 변화를 포착하는 기술로 암 예방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 액체생검 기술은 암이 형성된 이후의 신호를 감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지씨지놈은 암 발생 이전 단계에서 나타나는 세포유리 DNA(cfDNA)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적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창석 지씨지놈 대표가 지난 5월 23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석지헌 기자)






◇'조기진단' 넘어 '예방'으로

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씨지놈은 최근 발표한 대장암 스크리닝 연구 결과에서 90.4% 민감도(암이 있을 때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확률)로 대장암을 검출했다. 초기인 1기에서는 84.2%의 탐지율을 보였다.

특히 암으로 진행되기 전 단계인 진행성 선종을 58.3%의 민감도로 포착해 암 발생 자체를 줄일 수 있는 예방적 검사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씨지놈 관계자는 "용종 단계에서 미세한 DNA 구조 변화를 탐지할 수 있다면 내시경 등 적절한 조치를 앞당겨 암 발생률 자체를 낮출 수 있다"며 "액체생검이 2차 예방 영역으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확인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액체생검시장은 그레일의 다중암 조기진단 기술이 주목 받으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액체생검이란 혈액 속에 떠다니는 암 유래 DNA나 세포조각 등을 분석해 절개 없이 암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비침습적 진단 기술을 말한다.

그레일의 다중암 조기진단 기술은 암세포가 이미 형성된 뒤 나타나는 DNA 메틸화 패턴을 주요 지표로 삼는다. 이 때문에 전암 단계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감지하기에 기술적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틸화 신호는 일반적으로 암 조직이 충분히 형성돼야 뚜렷해지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지씨지놈은 이러한 한계를 비껴가는 기술을 택했다. 메틸화 대신 cfDNA 조각의 길이와 절단 패턴, 말단 염기 구조 등을 보는 '프래그먼토믹스(fragmentomics)' 신호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암세포가 형성되기 이전 단계에서도 조각 패턴이 변한다는 연구 결과에 기반해 실제 전암 병변에서도 의미있는 변화 탐지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지씨지놈의 이번 전암 단계 검출 결과가 액체생검 역할을 기존 '조기발견'에서 '예방'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액체생검은 병기(stage) 판별이나 수술·치료 이후의 모니터링 역할, 잔존암 평가 등에 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전암 단계 포착이 가능해지면 개입 시점이 앞당겨지고 암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검진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장암처럼 내시경으로 전암 병변을 제거할 수 있는 암종에서는 예방 효과가 직접적인 임상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가짜양성' 줄이기 관건



다만 프래그먼토믹스 기반 기술도 아직은 완성형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암 단계의 미세한 생물학적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노화·염증·조직 재생처럼 암과 무관한 생리적 변화에서도 cfDNA 조각 패턴이 달라질 수 있어 이를 암 신호로 오인할 위험이 지적된다. 민감도를 높이는 만큼 '위양성(가짜 양성)' 발생 가능성을 어떻게 통제할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지씨지놈은 단계적 분석을 통해 이런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저밀도 전장유전체 분석(WGS)으로 암 신호 여부를 스크리닝한 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상자에 한해 고밀도 메틸화 분석을 추가로 적용한다.

지씨지놈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과 하이브리드 구조로 비특이적 신호를 정교하게 걸러내 민감도와 특이도(암이 없을 때 정확히 음성 판정하는 비율)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계적 분석 구조는 기술적 안정성 뿐 아니라 비용 경쟁력에서도 장점이 있다. 모든 검사 대상자에게 고가의 메틸화 기반 정밀 분석을 적용하는 그레일 방식과 달리 지씨지놈은 1차에서 비용 부담이 낮은 저밀도 WGS를 활용하기 때문에 건강검진 시장에서도 수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검진센터에서 지씨지놈 검사를 적용한 실사용(real-world)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지씨지놈은 8000건 이상의 임상 검체와 검진센터 사례를 기반으로 검사 성능을 개선해왔다고 밝혔다.

지씨지놈 관계자는 "전암 단계에서의 신호를 잡아내는 기술은 기존 액체생검이 다루지 못했던 영역"이라며 "조기 진단을 넘어 암 발생 자체를 낮추는 예방형 검진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이 지씨지놈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지씨지놈의 액체생검 기반 다중암 스크리닝 검사 '아이캔서치'는 현재 6종 암을 대상으로 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10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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