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심은경이 갑자기 찾아온 슬럼프로 힘들었던 시간을 돌아봤다.
10일, 영화 ‘여행과 나날’이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여행과 나날’은 슬럼프에 빠진 각본가 이(심은경 분)가 도망치듯 설국의 작은 마을로 떠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다.
영화의 개봉을 맞아 서울 아트나인에서 심은경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여행과 나날’에서 맡은 캐릭터 역시 슬럼프에 빠져 있었고, 그래서인지 영화에 실제 심은경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심은경은 “흥행이 잘 돼 기뻤고, 큰 상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 기쁜 것과 별개로 차기작을 준비하며 어떤 식으로 연기에 접근해야 할지 몰랐다.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연기를 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그때를 기점으로 연기적인 고민과 슬럼프가 한 번에 찾아왔다”라고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해결방법을 몰랐다는 심은경은 “마냥 즐거웠던 연기가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어릴 때는 제가 오만했던 것 같다. 재능이 있어야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걸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다 재능이 없다는 걸 느꼈고, 연기를 그만해야 할 시기가 이렇게 빨리 찾아오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나날이 지속되다가 ‘제일 좋아하는 게 연기인데, 이 마음으로는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연기를 좋아하는 마음을 가졌던 게 생각을 바뀌게 한 계기가 됐다”라고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여행과 나날’ 시사회에서 심은경은 이번에 최대한 감정을 덜어내는 연기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다른 톤의 연기를 가져간 것에 관해 심은경은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 감독님이 제게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때 제가 매 장면마다 힘을 많이 주고 연기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게 캐릭터의 감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라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심은경은 “감정만 앞선 연기였다. 연기도 계속 엑셀만 밟으면 안 되고, 브레이크를 밟으며 절제가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만을 보여주는 게 연기라고 생각한 게 오산이었다. 완성된 작품을 봤더니 이전에 제가 못 봤던 연기가 나왔었다. 이런 식으로 연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라고 배우로서 변곡점이 된 순간을 공유했다.
이때 알게 된 새로운 연기 접근법은 ‘여행과 나날’에서 가감 없이 시도해 볼 수 있었다는 심은경은 “이 영화는 대본을 읽자마자 여백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보는 이들이 자기 자신을 캐릭터에게 투영하게 하는 영화가 되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많이 덜어내려 했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에서 경험했던 것을 살려서 연기적인 접근 방식을 확장시켜 나갔다”라고 캐릭터를 구축한 과정을 소개했다.
심은경은 연기 변신에 관해 “이미지 변신을 위해 톤 앤 매너를 바꾸지는 않는다. 오히려 예전에 그런 걸 많이 했다. 지금은 ‘이 영화를 하고 싶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라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 캐릭터에 맞게 톤 앤 매너를 설정하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며 쌓아가는 부분이 있다. 작품에 적절한 연기를 하려고 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절제의 미학을 추구한 심은경의 연기는 ‘여행과 나날’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엣나인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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