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주택이 다시 7만 가구 수준에 다다르면서 건설 업계를 둘러싼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준공 후에도 매수자를 확보하지 못한 '악성 미분양'이 3만 가구에 육박하며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날 9일 건설산업정보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폐업하거나 등록이 말소된 종합·전문건설사는 총 767곳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9개월 만에 문을 닫은 건설사는 누적 2301곳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해 폐업한 건설사 수가 3072곳으로 8년 만에 3000곳을 넘어섰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역시 폐업 규모가 그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건설사 도산의 핵심 원인으로 해소되지 못한 '미분양 물량'을 지목했다. 분양이 순조롭지 않으면 공사비 회수가 지연되며 현금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파산이나 폐업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0월 주택통계에서도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069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미분양 주택 수는 7만 가구 아래로 내려와 7월에는 6만2244가구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7월 이후 미분양 주택은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결국 7만 가구 근처까지 올라섰다. 전체 미분양 물량 가운데 75%인 5만1518가구는 지방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준공 후 미분양이다. 공사가 마무리됐음에도 입주자를 찾지 못한 물량은 2만8080가구로 2011년 이후 12년 만의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1만8307가구)보다 53% 이상 급증한 수준이며 이 중 85%는 지방 지역에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억대 합리적인 분양가지만, 수요자들은 '냉담'
대표적으로 충남 천안의 ‘천안휴먼빌퍼스트시티’는 1222가구 모집에 단 72건만 접수돼 1순위 경쟁률이 0.06대 1에 그쳤다.
전용 84㎡ 단일 평형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최저 4억5000만원대, 최고 5억원대 중반의 분양가로 책정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근 공급 단지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합리적 분양가"라는 호평이 이어졌으나 결과는 참담한 청약 실패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시 "주변 시세 대비 확실한 가격 이점과 설계 완성도를 갖춰 입주 후 시세 맞춤 형성이 가능하다"라고 전망했지만, 시장 침체 속에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냉담했다.
이외에도 경북 영주의 ‘효성해링턴플레이스영주더리버’가 0.7대 1, 경북 김천의 ‘김천혁신도시동일하이빌파크레인’이 0.47대 1 등, 최근 지방 청약 현장은 경쟁률 1대 1에도 미치지 못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안전성이 보장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지방과 수도권 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라며 "미분양 집중이 당분간 지방의 주거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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