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서울역사박물관이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기획전시실 B에서 기증유물특별전 '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이 개관 준비 시기부터 시민들이 기증한 한글편지를 정리·연구하여 한자리에 모은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다.
전시에는 진성 이씨, 광주 이씨 종가와 박한설, 정해동, 왕석산 등 다양한 기증자가 제공한 고문서 약 60여 점이 공개된다. 아들과 어머니, 시부모와 며느리, 사돈과 형제자매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오간 편지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일상과 정서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한글편지는 한문 서신과 달리 계층을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었으며, 구어적 표현을 자유롭게 담아 개인의 감정과 삶의 모습을 보다 친밀하게 보여준다. 전시장 입구에는 ‘도입 영상’과 ‘어머니의 방’이 설치되어, 순천부사로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마음을 영상으로 재현한다. 서울에 남은 어머니의 간절한 사랑과 걱정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편지를 쓰다’에서는 가족 간 효와 예를 실천하며 주고받은 한글편지를, 제2부 ‘편지를 읽다’에서는 정보를 전달하는 실용적 소통수단으로서의 한글편지를 조명한다. 제3부 ‘편지를 보관하다’에서는 기증유물의 보존과 전시 성과를 소개하며, 관람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한글편지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제1부에서는 새해 인사를 전하는 편지, 집안을 돌보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편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1875년 오준영 모친의 편지에는 “태평한 소식을 수시로 듣기를 바란다”는 새해 안부가 담겼으며, 조선 후기 사돈 간 편지에서는 새로운 가족 관계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마음이 느껴진다.
며느리의 편지에는 집안 전체를 돌보던 여성들의 역할이 드러나며, 사돈 간의 편지에는 새로운 가족 관계를 기쁘게 받아들이고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제2부에서는 당시 시대 상황을 보여주는 편지와 한글편지의 대중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18세기 상공업 발달과 함께 중인·상민 사이에서도 한글편지가 널리 사용되었으며, 편지 서식집 '언간독'을 참고해 글을 익히기도 했다.
제 3부에서는 박물관 전체 소장 유물의 약 56%를 차지하는 기증유물의 가치를 높이고 오래도록 보존하기 위해 수장고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소개하고, 전시된 한글편지 정리 성과를 알리기 위해 30건의 한글편지 내용을 키오스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와 함께 마련된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옛말로 편지를 써보고, 시전지 문양 엽서에 작성한 편지를 전시실에 마련된 옛날 우체통에 넣으면 실제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열린다.
#사진=서울역사박물관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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