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을 드렸다.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연예계를 떠나겠다."
'형사' '독립군' 등을 연기하며 정의로운 이미지로 사랑 받아온 배우 조진웅이 '은퇴' 카드를 꺼냈다. 한 매체가 갑작스럽게 과거를 들추면서 '논란'은 시작 됐다. 후폭풍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지난 5일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차량 절도, 성폭행 등을 저질러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극단 단원을 폭행해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음주운전 이력도 있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같은 일로 본명 대신 아버지 이름 '조진웅'으로 활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조진웅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잘못을 일부 인정한다는 입장을 발표, 다만 성폭행 가담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리고 조진웅은 디스패치 보도 이틑날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한 인간으로서 성찰하겠다"라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조진웅이 '소년범' 이었다는 폭로 이후 내년 tvN에서 방송 예정인 '두번째 시그널'에 가장 먼저 시선이 쏠렸다. 2016년 방송돼 최고 15%를 기록한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제작 단계에서부터 큰 기대를 모은 드라마다.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이 주연을 맡아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촬영을 모두 마쳤다. 무엇보다 조진웅이 극의 핵심인물인만큼, 편집 자체가 힘든 상황이다. '편성'과 관련해 방송사 및 제작사는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후폭풍은 점점 거세졌다. 네티즌은 물론 정치계, 법조계에서 '조진웅 논란'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중에겐 '배신감'이 컸다. "가해자가 경찰, 형사 연기를 해 왔냐"며 조진웅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미 죗값을 치렀는데 왜 이 시점에 폭로한 거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 청소년범죄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다"라며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년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언론이다"라고 지적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비슷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채상병 사건 등 국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존재감을 알린 김경호 변호사는 "빅토리 위고가 지금의 한국을 목격했다면, 레미제라블 원고를 불태웠을 것"이라며 "장발장이 19년 옥살이 후 마들렌 시장이 되어 빈민을 구제했듯 조진웅은 연기라는 예술을 통해 대중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며 갱생의 삶을 살았다"고 했다.
또한 김재련 변호사는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소년법 제1조 목적)"며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의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김경호 법무법인 호인 변호사는 조진웅의 소년범 이력을 처음 보도한 매체와 기자를 국민신문고를 통해 '소년법 제70조 위반'으로 고발했다. 김 변호사는 "한 연예 매체가 30년 전 봉인된 판결문을 뜯어내 세상에 전시했다. 이는 저널리즘의 탈을 쓴 명백한 폭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년법은 죄를 덮어주는 방패가 아닌, 낙인 없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사회적 합의"라며 "30년 전 고등학생의 과오를 파헤치는 것이 2025년의 대중에게 꼭 필요한 '알 권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년법 제70조는 관계 기관이 소년 사건에 대한 조회에 응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 기자가 공무원이나 내부 관계자를 통해 이 금지된 정보를 빼냈다면, 이는 취재가 아니라 법률이 보호하는 방어막을 불법적으로 뚫은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야권에서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것이 감쌀 일인가. 당신들 가족이 피해자라도 청소년 길잡이라고 치켜세울 수 있느냐"고 했다.
정예찬 전 국민의 힘 최고위원은 "조두순도 뉴스공장에 출연하고 민주당 지지하면 응원할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배우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냐며 진영논리를 끌어와 조진웅을 '상대 진영의 음모'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나경원 의원은 조진웅의 소년범 이력이 드러나지 않았던 점을 지적하며 '공직자 소년기 흉학범죄 조회·공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조진웅은 드라마 '시그널', 영화 '경관의 피', '독전' 등에서 형사 역을 맡았다. 여러 영화에서 독립투사로 등장,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국민 특사로 참여 했으며 올해 제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했다.
현재 KBS, SBS 등 방송사들은 '조진웅 지우기'에 나섰다. 그가 출연한 영상, 목소리 등을 삭제하며 대처에 나섰다. 가장 큰 고심에 빠진 드라마 '두번째 시그널' 제작진은 "관련 사항과 관련해 논의 중"이라는 말만 내 놓았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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