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CROWNS
서울에서 피어난 아름다움이 전 세계의 클래식으로. K 밀리너 6인의 손끝이 빚어낸 현대적 헤드피스의 미학.
Q Millinery
디자이너 박규은이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한 건 어쩌면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밀리너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그 전통의 뿌리를 직접 경험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무대였으니까. 석사 과정을 마친 뒤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섬유미술학 박사를 수료하고, 클래식한 영국식 기법에 현대적 소재와 감각을 결합해 ‘큐 밀리너리’를 론칭했다. 한국의 전통 쓰개 양식인 갓, 족두리 등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와이어 프레임에 튤을 덧댄 갓, 그 위에 얹은 베일 커버 톱햇은 Q Millinery. 언밸런스 튜브톱 드레스는 6백70만원대 Khaite.
Yooney Choi Millinery
25년 넘게 꽃 공예를 이어온 유니 초이. 그래서일까, 그의 밀리너리에는 형태와 질감, 컬러까지 꽃의 생명감이 스며 있다. 단순한 장식의 차원을 넘어선, 일종의 ‘고운 태도’라고 할까. 섬세한 꽃잎이 머리 위에 피어나는 듯한 그의 작품은 자연이 지닌 균형과 유연함을 닮았다. “한국의 기품을 머리 위에 올린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의 모자는 머리 위 장식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조형하는 언어일 터다.
꽃을 형상화한 깃털 아플리케 브림햇은 Yooney Choi Millinery. 오프숄더 코르셋 톱은 McQueen.
Joy Kim New York
김윤지는 뉴욕 패션공과대학교(FIT)에서 밀리너리를 공부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 로드 키넌(Rod Keenan)을 만났다. 그의 스튜디오에서 10년간 브래드 피트, 알리샤 키스 등 셀러브리티 모자 제작에 참여했고, 토리버치와 폴 스미스의 모자 디자인을 도맡는 기회도 얻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 ‘조이 킴 뉴욕’을 론칭했다. 도시의 자유와 여성의 강인함, 삶의 리듬을 담은 그의 모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자화상이다.
극적으로 높은 클로슈는 Joy Kim New York. 기다란 보 장식 드레스, 스틸레토 힐은 Tom Ford. 타이츠는 에디터 소장품.
Shinjeo
“Let me unveil you!” 모자는 착용자의 진면모를 드러내는 가장 개인적인 패션 아이템이라는 박신저.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사람이 오히려 단정한 모자를 고르고, 보수적인 사람이 새빨간 조형적 모자를 택하기도 하니까. 옷이 사회적 역할을 드러낸다면, 모자는 그 사람의 내면과 열정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다양한 일을 하다가 마흔의 나이에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좇아 뉴욕과 유럽을 오간 그는 이제, 자신이 만든 모자를 통해 사람들의 숨은 이야기를 드러내고 있다.
‘레이어드 디자이어스(Layered Desires)’ 밀리너리 아트워크는 Shinjeo. 슬리브리스 톱은 Chanel.
Eun Young Lee Millinery
한지의 결에 매료된 이은영은 지승공예의 섬세한 짜임과 와이어 작업을 결합해 여리지만 강한 여성성을 담아낸다. 런던과 파리, 도쿄를 거친 시간은 전통 재료에 현대적 시선을 더할 용기를 줬다. “한지는 손끝의 온기가 남아 있는, 살아 있는 재료예요.” 그의 말처럼, 한지로 빚은 모자는 시간의 흔적과 손의 온기를 머금은 채 조용한 울림을 남긴다. 예술가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그에게 모자는 흐르는 시간을 붙잡는 가장 아름다운 방식이다.
궤도 모티프 장식 밀리너리는 Eun Young Lee Millinery. 컷아웃 톱은 Markgong.
Ōhalo
클래식 음악 전공자로 20년 넘게 예술의 결을 곁에 두고 살아온 윤진아. 런던 칼리지 오브 패션(LCF)에서 밀리너 과정을 수학한 뒤, 왕실 밀리너 이안 베넷(Ian Bennett)의 트레이닝을 통해 쿠튀르 밀리너리의 정수를 익혔다. 유럽에서의 오랜 생활은 그에게 섬세한 조형감각과 절제된 미학을 남겼고, 그 감각은 ‘오헤일로’ 브랜드로 이어졌다. 1950~60년대 빈티지 헤드피스의 우아함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모든 제품은 아틀리에에서 전 과정 수작업으로 완성된다. 함께 브랜드를 이끄는 김성훈은 남성 모자와 스트로 라인을 맡아 견고한 균형을 더하고 있다.
보 장식 필박스 햇은 Ōhalo. 드레스는 1천만원대 Celine. 펌프스는 Balenciaga.
※ 가격이 표기되지 않은 제품은 모두 가격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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