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레제코가 12월 2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독일 산업 연합회(BDI)가 2025년 경제 전망을 극도로 비관적인 어조로 발표했다. 연합회는 독일의 올해 산업 생산이 기존 예상치(–0.5%)보다 훨씬 큰 폭인 –2%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며, 산업 생산이 4년 연속 하락하는 심각한 흐름을 경고했다. 이는 2025년 유럽 산업 생산이 1% 증가할 것이라는 유럽 전반의 낙관적 전망과도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페터 레빙거 회장은 “독일 경제가 자유낙하하고 있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독일 경제는 전후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는 일시적 경기 둔화가 아닌 구조적 침체”라고 강조하며 메르츠 정부의 대응이 지나치게 미온적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산업 연합회는 정부에 소비 중심의 정책보다 투자를 최우선으로 삼을 것을 요구하며, 5,00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투명한 방식으로 추가 투자에 집중해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경제학자들이 메르츠 정부의 ‘재정 로켓포’ 계획과 예산 집행 방식에 대해 제기한 비판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에 자문하는 5인 경제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2030년까지 계획된 정부 지출 중 실질적 추가 투자 비율은 50%에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연합회는 또한 관료주의가 독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보수 진영을 넘어서는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연합회는 경제 부담 완화를 위한 250건의 제안도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산업 생산 지표 역시 비관적이다. 독일 산업 생산은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0.9% 감소했고, 전년 대비로는 1.2% 줄었다. 연합회는 “독일 산업은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화학 산업은 가동률이 70%에 그치며, 올해 1~9월 신규 주문이 5% 감소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계 제조와 철강 산업 역시 비슷한 압박을 받고 있다.
반면 건설업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일 산업 연합회는 2025년 자동차 생산량이 415만 대로 약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 공장 가동률은 83.5%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의 고용 감소는 계속될 전망이다. 9월 기준 자동차 산업 종사자는 약 72만 1천 명으로, 1년 전보다 약 48,770명 줄어들었다.
독일 산업계는 구조적 침체라는 진단을 내리며 정부의 대대적 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 회복의 길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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