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하정우 "찰리 채플린 같은 영화인이 꿈...'대부'와 같은 작품 만들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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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하정우 "찰리 채플린 같은 영화인이 꿈...'대부'와 같은 작품 만들고 싶죠"

뉴스컬처 2025-12-04 14:49: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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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대부'(1973)와 같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코미디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만 만들겠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 그 지점에서 생각해봐야 할 문제죠."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 이어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을 들고 관객을 만난 배우이자 감독 하정우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하정우를 만났다. 신작 '윗집 사람들' 관련한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윗집 사람들'은 스페인 원작 '센티멘탈'을 리메이크 한 영화로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얽힌 두 부부가 하룻밤 식사를 함께하며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대화를 그린다. 

하정우는 각본부터 연출, 연기까지 도맡았으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 등 주요 배우 캐스팅에도 앞장섰다. 극 중 '섹'다른 제안을 하러 온 윗집 남편 김선생 역할을 맡아 '웃음 유발'을 책임 졌다.

이날 하정우는 "'윗집 사람들'은 단순히 말장난 하는 섹스 코미디가 아니다. 분명한 드라마가 있다. 개봉하면 당장 폭발적이지 않겠지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선 연출작에서는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과했다. 많은 캐릭터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욕심을 내려놨다"며 웃었다.

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윗집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소재의 작품이다. 하정우는 자칫 불쾌함이 들 수 있는 비상식적인 이야기를 특유의 센스와 위트로 유쾌하게 풀어내며 독보적인 19금 코미디 영화로 빚어냈다. 특히 하정우, 공효진, 이하늬, 김동욱이 한 공간에서 펼치는 말맛 대사의 향연이 관전 포인트다.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다면 설득력이 부족했을 테고 '병맛'이 아닌 C급 에로물로 전락했을 수 있다. 하정우의 센스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력 '합'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그만큼 캐스팅도 중요했다. 하정우는 "공효진을 1번으로 생각하고 섭외했다. 윗집, 아랫집 다 열어놓고 해보자고 했다"라며 "잘 만들어 보겠다고 약속했다.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할 거라고 다짐했다. 작품으로 여우주연상도 받게 될 거라고 부풀어 말하며 설득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정우는 "이하늬의 경우, 공효진을 통해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처음에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더라. 내가 배우여서 감이 오더라. 경험상 거절이라고 여겼다. 향후 스케줄을 위해 빠르게 다른 배우를 모색했다"라며 "그런데 2주 만에 이하늬가 하겠다고 결정 했다. 막 드라마를 끝낸 상황이었고 부상도 있어서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공효진이 중간에서 소통을 잘 해줬다"고 말했다.

또한 하정우는 "'수경' 역할은 이하늬만 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하늬는 코미디의 템포를 잘 알고 있는 배우다. 특히 보이스 자체가 심리 상담사처럼 안정감 있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신뢰감을 주는 배우라고 느꼈다"라며 "특히 중반부부터 이야기하는 대사들은 자칫 저속하게 보일 수 있었다. 이하늬가 해서 의학용어처럼 들린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하늬는 '윗집 사람들' 출연 당시 둘째 임신 초기였다. 영화에 피해가 갈까 우려해 임신 사실을 숨기고 촬영에 임했다고 전해졌다. 하정우는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는 "촬영 3분의 1 지점에서 공효진을 통해 들었다. 이하늬는 힘든 상태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요가 장면, 트레이닝 등을 군말 없이 다 참여한 했다"라며 "진짜 몰랐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공론화 시켰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비상 상황으로 촬영장을 운영했다. 10분씩 환기 시켰고 근처 흡연 장소도 다 없애 버렸다. 제작부에서 매일 물청소도 했다"고 떠올렸다.

김동욱의 경우 '국가대표'(2009)부터 '신과 함께' 시리즈까지 다수의 작품을 함께한 하정우의 믿고 보는 배우다. 어쩌면 당연한 캐스팅이었다.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그렇다면 하정우는 왜 '윗집 사람들'에 직접 출연한 걸까. '허삼관'부터 '윗집 사람들'까지 자신이 연출하는 작품에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하정우는 "애초부터 내가 출연할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캐스팅을 생각할 때 모든 배우가 후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극 중 김선생이 원래 한문 선생이 아니라 스페인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요리사 였다. 계속 시나리오를 수정하다 바뀐 것"이라며 "처음엔 다른 배우를 생각했다. 제일 이상한 이야기를 안 할 것 같은 사람, 요리사 같지 않은 사람, 이하늬와 밸런스가 안 맞는 키가 작은 사람 등 생각했다. 그러다 한문 선생으로 바뀌면서 제가 어울릴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 '아가씨' 캐릭터도 생각했다. 백작 느낌의 기괴하면서도 변태스럽고, 한편으로 천진난만한 사람을 떠올렸다. 고민을 거듭 하다 자연스럽게 제가 나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감독 하정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는 "원래 어렸을 때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찰리 채플린과 같은 영화인이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어쩌다 배우를 먼저 시작 했고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빨리 첫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 '롤러코스터'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기회가 와서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허삼관'까지 이어 찍었다"라며 "연출이라는 것이 배우 생활 중 벌이는 이벤트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일을 하나씩 풀어 나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어렸을 때 마틴 스콜세이지 작품들과 영화 '대부'가 엄청난 영향을 줬다. '대부' '좋은 친구들'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마음은 그렇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 할 수 있는 것, 그 지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다. 연출자로서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하정우는 한국영화 제작비와 관련해서도 소신을 전했다. 그는 "줄일만한 작품이면 줄여야 한다. 사실 100억짜리든, 200억짜리 영화든 늘 빠듯하다. 여러가지 얽혀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의견을 내긴 힘들다. 다만 한국영화는 적은 예산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드는 노하우가 있다. 적정한 예산이 투입 되어야 한다는 마음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영화 '윗집 사람들' 하정우. 사진=바이포엠 스튜디오

계속해서 "연출자는 많은 사람을 설득시키고 공감을 사야 한다. 그래서 소재 자체를 선택하는 것도 어렵다. 순간적인 감정으로 선택할 수 있고, 오랫동안 고민 끝에 선택할 수도 있다.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라며 "캐스팅 또한 마찬가지다. 좋은 배우를 선택하면 쉽게 잘 풀리지만 잘못하면 지옥 같은 부분이 펼쳐지더라. 늘 두렵고 어렵다. 작품을 만들면서 이 작업이 굉장히 어렵다는 걸 인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겠다고 깨달았고 더 신중해 지더라"라고 말했다.

극장 영화뿐만 아니라 OTT 시리즈 연출도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다. 하정우는 "제작비만 대준다면야"라며 웃었다. 그는 "늘 0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제외하고 약 18년 만에 TV 드라마에 출연해 촬영 중이다. 내년 3월 16일 tvN 에서 첫 방송 예정인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이다.

그는 "진짜 오랜만에 찍었다. 지금은 환경이 달라졌지만 내 기억 속 드라마 현장은 몇날며칠 동안 밤새고 집도 잘 못 가는 힘든 환경이었다. 18년 만에 들어선 현장에서는 '어? 이렇게 여유가 생겼어?'라는 소리가 나오더라"라며 "과거와 또 달라진 것이 있다. 감독들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지 보이더라. 배우 눈치가 보여 더 찍고 싶은 것도 못 찍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예전 같으면 '수고 했다'며 먼저 가는데 여유 있게 다가가서 먼저 더 찍어 보겠냐고 묻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일본영화 출연 소식도 귀띔했다. 그리고 내년 감독으로 다시 연출에 나설 작품이 또 있다고 알렸다. "다 만들려면 2-3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계속해서 작품을 받고 있다. 눈에 띄는 것도 있고"라고 말해 감독 하정우의 앞으로 행보에 기대감이 차올랐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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