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인 '몸캠피싱' 피해자들이 금전 갈취를 넘어 가해자의 새로운 범죄에 강제로 동원되며 '공범'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영상 유포 협박에 시달리는 피해자의 절박함을 악용해, 다른 피해자를 모집하는 '홍보 활동'을 강요하는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는 이 같은 행위가 명백한 범죄 가담 행위로 이어져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 범죄 대응 전문기업 라바웨이브는 4일, 몸캠피싱 피해자들이 가해자로부터 영상 삭제를 빌미로 추가 범죄에 가담하라는 요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긴급 주의보를 발령했다.
몸캠피싱은 피해자와의 영상통화를 녹화한 신체 노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위협하며 돈을 뜯어내는 전통적인 수법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전 지불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대상으로 "다른 피해자를 모으는 '홍보' 활동을 하면 영상을 지우고 유포하지 않겠다"고 회유하며 범죄 가담을 강요하고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새로운 범죄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협박 과정은 매우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진행된다. 홍보 기간은 대개 30일로 정해지며, 피해자는 매일 저녁 8~9시에 홍보할 라인 아이디를 받은 후 새벽 1시까지 할당량(일 5명에서 13명)을 채워야 한다.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활동이 요구되며, 영상 유포 협박과 맞물려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다.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아이디를 홍보해야 하는 채팅 앱으로는 핑톡, 킹톡, 앙챗, 미프, 틴더, 아만다, 랜덤챗, 낯선사람 등이 사용된다. 피해자는 이러한 플랫폼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가해자의 아이디를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는 범죄 조직의 일부로 기능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에는 몸캠피싱 피해를 당한 10대 청소년이 가해자의 계속된 협박에 못 이겨 범죄에 가담한 사례가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해당 피해자는 사기와 컴퓨터 등 사용 사기,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강요로 법적 처벌을 받는 가해자로 전락한 셈이다.
라바웨이브 김준엽 대표는 "피해자는 영상 유포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수치심 때문에 가해자의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 놓인다"면서도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 명백한 범죄 가담 행위로, 피해자가 하루아침에 가해자로 돌변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디지털 범죄 전문가들은 가해자가 "홍보 후 영상을 삭제하겠다"고 약속하더라도, 대부분 지켜지지 않으며 오히려 추가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절대 가해자의 요구에 응해서는 안 되며,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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