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패션쇼는 올해 섬유의 날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메인 콘텐츠로, 한국 섬유 산업의 역사와 미래를 조명하는 동시에 혁신적인 소재 활용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연출로 주목받았다. 특히 이번 쇼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198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약 40년간 발표해온 아카이브 작품과 신작 컬렉션을 한 무대에 선보인 대규모 쇼로, 패션계 및 산업 관계자들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KoN은 모델 62명의 런웨이가 마무리된 뒤 이상봉 디자이너의 의상을 착장한 채 무대에 단독 등장해, 그가 주연을 맡았던 뮤지컬 ‘파가니니’의 대표 넘버 ‘악마의 연주 3’을 시작으로 공연의 분위기를 단숨에 전환시켰다. 실제 파가니니를 연상케 하는 현란한 테크닉과 연주로 관중들은 모두 KoN의 연주에 집중했으며, KoN은 파가니니의 명곡 라 캄파넬라와 카프리스24번을 록 버전으로 박력있게 연주했다.
‘악마의 연주3’ 공연 중간 KoN은 즉흥연주를 선보였는데 경쾌한 속주와 새소리를 연상시키는 섬세한 하모닉스, 신들린 듯한 왼손 피치카토, 그리고 격정적이며 역동성을 넘나드는 표현력은 관객들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KoN의 즉흥연주 후에 이어지는 카프리스 24번 연주에서 모델 62명이 다시 무대로 등장해 KoN의 연주와 함께 피날레 워킹을 선보이자 현장은 공연과 패션, 음악과 무대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클라이맥스를 맞이했다.
KoN은 이후 자신이 직접 작곡한 대표곡 중 하나인 ‘길거리 축제(La fiesta de la calle)’를 이어서 연주하며 무대의 에너지를 최고조까지 끌어올렸다. 모든 모델들이 무대에서 피날레 포즈를 취한 후 축하공연을 했던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 KoN과 무용수 서별이에 이어 디자이너 이상봉까지 모두 인사를 마칠 동안에도 KoN의 연주는 계속되었고 모든 출연진이 퇴장한 후 KoN은 홀로 무대에 남아 길거리 축제의 마지막 연주까지 혼신을 다해 열정적으로 연주하며 공연을 마쳤다. 무대가 끝난 순간 행사장에 모인 500여 명의 관객들은 너나할것없이 기립박수와 환호성으로 KoN의 연주에 화답했다.
패션쇼 관계자는 “KoN의 음악은 단순한 축하공연을 넘어 패션쇼를 공연예술로 확장시킨 순간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이상봉 디자이너 역시 “나의 패션쇼를 최고의 연주로 장식해준 KoN에게 깊이 감사한다”며 극찬을 전했다.
KoN은 공연 후“섬유의 날, 그리고 한국 패션과 섬유문화의 상징적인 자리에서 이상봉 선생님의 작품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음악이 옷의 숨결이 되고 패션과 공연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무대를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KoN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및 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한 아티스트로, 바이올리니스트, 뮤지컬 배우, 작곡가, 가수, 화가 등 다양한 분야와 장르를 오가며 확장형 예술 세계를 구축해왔다.
뮤지컬 ‘파가니니’ 의 주인공으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국내외 전시 참여와 융합형 공연 참여, 앨범 제작 등 무대와 미술, 음악을 아우르는 예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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