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공지능(AI) 연구소 큐타이(Kyutai)에서 분사해 설립된 스타트업인 그라디움(Gradium)이 최근 유명 투자자들로부터 7000만 달러(약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퍼스트마크 캐피털, 유라지오가 주도한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프랑스 억만장자이자 스타트업의 대부로 불리는 자비에르 니엘,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 DST 글로벌 파트너스 등 유명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설립된 지 반 년도 채 되지 않은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프랑스 AI 스타트업 그라디움은 음성 AI 모델 분야의 선구자들이 2025년 9월 설립한 기업이다. 먼저 닐 지기두르(Neil Zeghidour) 최고경영자는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에서 연구 과학자로 근무하는 동안 음성 AI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수십 편 발표한 전문가다.
올리비에 테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명문 공과대학인 에콜 상트랄 파리에서 응용수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구글을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활약했다. 로랑 마자르(Laurent Mazare)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큐타이 CTO를 역임한 인물이다.
알렉상드르 데포세 최고과학책임자는 페이스북과 메타 등에서 근무했으며, 멀티모달 LLM, 오디오 생성 등 모델에 관한 연구를 주도한 바 있다. 이들은 공동으로 신경 오디오 코덱과 오디오 언어 모델을 개발하고 오픈소스로 공개한 바 있다.
이어 이 기술을 사용해 최초의 음성 복제, 텍스트-음악 생성, 음성-음성 변환 등 작업을 수행했다. 이후 이들은 비영리 연구소인 큐타이를 설립해 멀티모달 LLM의 경계를 확장해 왔으며, 2024년 최초의 실시간 대화형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 그룹 출신의 '콘스턴스 그리소니'가 최고성장책임자로, 구글 딥마인드·메타 출신의 '유진 카리토노프'가 창립 과학자로 합류하면서 팀이 완성됐다. 이들은 설립 3개월 만에 초저지연으로 대규모 음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AI 음성 모델을 개발했다.
사실상 즉시 응답이 가능하다는 게 그라디움의 설명이다. 그라디움 측은 "음성은 우리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다. 그러나 기계와의 완벽한 호환성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현재 음성 AI 모델들은 불안정하고 느리며, 비용이 많이 든다. 인간적인 음성을 만들기 위해 전문성과 정밀함이 요구된다"라고 했다.
그라디움은 자사의 모델과 플랫폼의 경우 지연 시간이 짧고, 매우 사실적이고 감성 표현이 풍부한 음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속도·비용·음성 품질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해 글로벌 음성 시장에서 선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라디움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 다국어를 지원하며, 향후 추가 언어도 지원할 예정이다. 그라디움의 기술은 의료, 고객 지원, 시장 조사 분야에선 음성 에이전트로, 게임 분야에선 NPC 음성으로, 디지털 광고 분야에선 아바타 음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음성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그라디움은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미스트랄과 같은 최첨단 LLM 기업들과 경쟁할 전망이다. 그라디움은 "음성은 인간과 기계 사이의 주요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음성 AI를 인간 음성보다 취약하고, 자연스럽지 못하게 만드는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라며 "그라디움이 이러한 한계를 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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