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수입 패션 브랜드의 성장세가 완만한 가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는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소비 기반이 ‘브랜드 네임’ 중심에서 제품 가치와 온라인 경쟁력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와 헤리티지가 예전만큼 확실한 우위로 작용하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수입 브랜드 중심 사업을 운영하는 주요 패션 기업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경기 둔화로 고가 소비가 위축된 영향과 함께 브랜드 인지도에 기반한 소비가 약해지면서 수입 패션 카테고리가 과거처럼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카테고리 안에서도 온도차는 존재한다. 일부 프리미엄·럭셔리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요를 유지하며 양극화가 나타났고, 기업들은 신규 수입 브랜드 도입이나 전개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확장 자체가 실적 호조를 의미한다기보다,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정 성격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플랫폼 중심 시장에서 성장한 국내 디자이너·인디 브랜드는 온라인 환경 확장에 힘입어 매출 비중을 넓히고 있다. 무신사·W컨셉·29CM 등 플랫폼에서 신진 브랜드의 거래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일부 브랜드는 재구매율과 충성 고객층이 확대되는 등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채널에서의 콘텐츠 경쟁력, 빠른 발매 속도, 소비자와의 직결 소통 구조가 K브랜드 부상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국내 브랜드가 기획·생산·마케팅 전 과정에서 속도와 유연성을 높인 점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시즌 단위 운영에서 벗어나 발매 빈도를 높이고 라이브커머스·숏폼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면서 시장 반응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변화 주기가 빠른 국내 패션 시장에서 이 같은 민첩성이 차별화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기준이 브랜드 명성보다 가격 대비 가치·브랜드 스토리 등 실질적 요소로 이동한 점도 시장 재편을 가속했다. SNS 리뷰와 착장 콘텐츠가 확산되며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하는 소비자 장벽이 낮아졌으며, 이 같은 흐름이 국내 브랜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브랜드 모두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 접점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한 만큼 기업들도 운영 방식과 마케팅 전략을 재정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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