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벨트 지역으로 꼽히는 마포·성동·강동 일대 아파트 시장에서 최근 하락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6·27 가계대출 규제 시행 이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던 시장이 10·15 주택 안정화 대책 발표로 급격히 식는 분위기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세입자를 안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된 데다 15억·25억 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 한도가 대폭 줄어들면서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여력이 약화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의 주요 단지에서는 규제 직후 가격을 낮춘 계약이 잇따랐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더센트리지' 전용 84㎡는 지난달 21일 21억 9,500만 원에 매매됐는데, 이는 규제 이전인 10월 체결된 24억 원 거래보다 2억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도 10월 19일 25억 7,000만 원에 계약되며 전고점인 27억 원(9월 신고가) 대비 1억 3,000만 원 떨어졌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실제로 규제 직후 시장 분위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마포 지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갭투자가 급감했다"라며 "대출 한도가 줄어 세입자 보증금도 활용할 수 없게 되면서 실수요자 외에는 거래가 거의 불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역시 그간 한강 조망권을 갖춘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이지만, 규제 직후 다수의 단지가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는 규제 직전 30억 원에 계약됐으나, 규제 시행 후인 18일 27억 8,000만 원으로 2억 2,000만 원이 빠졌다.
내년 5월 양도세 중과 때문에 가격 더 떨어질 수도
같은 날 ‘옥수파크힐스’ 전용 84㎡도 25억 2,500만 원에 거래되며 이전 계약 가격보다 1억 5,000만 원 낮아졌다. 이에 한 부동산 대표는 "대출 축소로 대기 수요가 대부분 사라지면서 한강변 선호 단지들도 바로 수요 공백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격적인 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불렸던 강동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규제 이전 32억 5,000만 원에서 규제 후 28억 5,000만 원으로 무려 4억 원 하락한 매매가 성사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5월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향후 가격 흐름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양도세 유예 종료가 다가올수록 다주택자들은 보유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고, 거래 절벽 상황에서는 급매 성사가 늘어 가격 조정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급매는 대부분 다주택자의 매물로 보인다"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내년 말까지 유지되는 만큼 임차인 계약 만료에 맞춰 반드시 매도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조정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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