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정청래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1인 1표제'를 두고 당내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과 의원들 사이에서도 '1인1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나오고 있다. 또 전날(1일) 열린 공개 토론회에서도 당원들이 반발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더민초 "당내 숙의 거쳐야...전략지역 가중치 보완해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더민초)는 2일 입장문을 통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추진 중인 1인 1표제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당내 숙의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제안된 안건대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더민초는 "당원주권정당 추진의 정당성과 대의원 가중치가 없는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 방향성에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정기국회 예산과 민생입법 처리 과제를 수행할 책무가 있는 집권 여당에서 당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변화하는 상황에서 대의원의 역할과 대의원대회 기능에 대한 추가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1인 1표를 현재 제안된 안건대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영남 등 전략 지역 가중치를 비롯한 추가 보완책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선의 방안은 5일 중앙위까지 추가 보완책이 반영된 '합의된 수정안'을 마련하고 만장일치로 처리하는 것"이라면서 "만일 합의된 수정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5일에는 공천룰 등 지방선거와 관련된 안건만 처리하고 당헌·당규 개정은 처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더민초는 "이 밖에도 정당법상 의무 규정인 대의원대회와 대의원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 1인 1표 도입 시 대의원대회·중앙위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 전당원투표에 부칠 의제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 지금 당헌·당규 개정 논의가 불필요하다는 의견, 중앙위 의결을 미루면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더민초 초선 69명 중 19명이 참석지난 30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1인 1표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종합해 지난 1일 오전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정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 전 당 지도부는 "이 안건은 당 내에 관련 TF(대의원·전략지역 당원 역할 재정립 태스크포스)가 있기 때문에 지도부에 올리기 전 TF에서 먼저 논의 후 전달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지도부 회의에 올리지 않았다고 한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초선 간담회 결과가 사전 최고위에 보고돼야 한다는 규정이나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더민초는 2020년 21대 총선 직후 결성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으로, 현재 80여명의 초선 의원이 활동 중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당헌·당규 개정 관련 간담회에는 약 20명의 의원이 참석해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인 1표제' 토론회… 일부 당원들 고성지르며 거센 반발 '정청래 사퇴' 촉구
지난 1일 '대의원 역할 정립 태스크포스(TF)'가 당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당사에서 연 공개 토론회인 '당원주권 정당 실현을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도 "정청래 대표는 사퇴하라", "당원들을 우습게 보는 당헌·당규 개정",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등 고성을 지르며 당원들의 반발이 쏟아졌다. 또 일부 당원들은 토론회 시작에 앞서 당헌·당규 개정 반대 집회를 열었고 토론회장 내에서 정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 토론회는 조승래 사무총장이 좌장을 맡고 김우영 의원이 발제자로 나섰다. 또 박지원 최고위원이 '찬성', 윤종군 의원이 '반대' 토론자 등으로 나섰다.
당 관계자는 이 TF에 대해 "정 대표가 '1인1표제'에 반대하는 의원들 위주로 TF에 넣었다"라며 반대하는 의원들이 내는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반영하기 위한 것 이라고 전했다. 당초 황명선 의원이 TF단장을 맡기로 했지만 황 의원이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대한 문제를 이유로 단장 자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여러모로 걱정이 있을 수 있지만, 큰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대표와 지도부의 판단"이라고 했다. 그러나 초선인 윤종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이번 중앙위에서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된 룰만 처리하고, 1인1표제는 추후에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해야 한다"고 했다.
보완책으로 '지구당 부활' 목소리 나와
조 사무총장은 보완책 중 하나로 "지구당 부활을 통해 어려운 곳에서 정당 활동을 하는 분들께 공간적 토대를 만들어주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 4선인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2일 자당 의원들에게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도입된다면 지구당(지역당)도 부활시켜야 한다"며 "지역당을 설치하고 지역당에서 선출하는 대의원으로 위상을 정리하고 의사결정에 권한을 주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어 "전국적 지도부 선거를 할 때 당내 취약지역의 경우 기준을 정해 보정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친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당원간담회서도 "1인1표제, 5일 중앙위 소집해 예고한 대로 진행"
1일 열린 토론회에서 당원들의 반대가 거세자 '대의원 역할 정립 태스크포스(TF)'는 2일 후속조치로 추가 '당원 간담회'를 열었다. 또 오는 4일 TF 회의를 한 번 더 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부 당원은 "5일 확정일자를 취소해 달라", "(당헌 개정을 내년) 8월 전당대회 이후로 해 달라", "5일 통과가 결정됐는데 지금 토론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발했다.
이에 조 사무총장은 "이미 절차에 들어갔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지방선거 진행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당원주권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은 석 달 이상 논의를 진행하며 충분히 예고했고 절차를 진행했다 말씀드린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연임용 당헌·당규 개정 지적에 "지도부도 사퇴 시한 당헌·당규에 명시해야"
이번 당헌·당규 개정이 정 대표 '연임용'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의 동일직 도전 시 사퇴 시한을 명확히 당헌·당규에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건태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재 당헌·당규는 지역위원장, 시도당위원장 등 대부분의 당직자에게 상위직 또는 동일직에 도전할 때 명확한 사퇴시한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대표와 최고위원만은 동일직 도전 시 사퇴시점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제도적 공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오해를 차단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려면 당대표와 최고위원 역시 사전에 예측 가능한 사퇴시한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 가치 차이를 없애는 당헌·당규 개정을 지난달 28일 중앙위원회에서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당내 반발이 일자 이달 5일로 일주일 연기한 상태다.
[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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