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국립고궁박물관 20주년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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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국립고궁박물관 20주년 특별전

뉴스컬처 2025-12-02 13:28:03 신고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포스터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20주년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 포스터

[뉴스컬처 최진승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보존과학의 성과를 한데 모은 특별전 'RE:BORN, 시간을 잇는 보존과학'을 12월 3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개최한다. 그동안 대중의 시선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던 ‘보존과학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잊혀 가던 유산이 과학적 사유와 정밀한 손길을 거쳐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전시는 단순한 복원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존과학이 어떻게 유산의 시간을 읽고 되살리는지 하나의 서사로 엮어낸다. 먼저 물성과 구조의 회복을 보여주는 공간에서는 끊어진 연결 끈과 흩어진 구슬을 다시 이어 붙이는 작업이 지닌 긴장과 섬세함을 감각적으로 전달한다. 대한제국기로 추정되는 '옥렴'과 정교한 보존 처리를 거친 항아리들은 원형을 지켜내는 지난한 과정 자체가 보존의 의미임을 조용히 증언한다.

이어지는 공간은 분석을 통해 드러나는 시간의 깊이를 탐색한다. X선 투과조사와 미세분석으로 제작기법의 비밀을 밝힌 고려 나전칠기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와 현미경과 방사선 조사를 통해 재질과 성분을 규명한 어보의 연구는 과학이 단순한 검증의 도구를 넘어 역사 해석의 또 다른 언어임을 보여준다. 숨겨진 층위가 드러날 때 유물은 다시 한 번 제자리를 찾는다.

전시의 마지막 장은 복원의 의미를 기술과 기억의 관계 속에서 되짚는다. 화재로 일부가 소실된 태조어진을 오래된 유리건판 사진과 다른 소장본을 바탕으로 디지털로 복원한 사례는, 기술이 과거를 재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원본을 대체하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남겨진 흔적과 기록을 잇는 또 하나의 보존 방식으로 이해된다.

전시장 곳곳에는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장치도 배치된다. 관심 있는 키워드를 선택하면 그에 맞는 보존 방안이 제시되는 시스템으로, 전문적인 보존 기법을 일상적 언어로 풀어내며 관람 경험을 확장한다. 전문가 강연과 어린이 대상 교육 프로그램 역시 전시의 교육적 연계를 강화한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유물 재현은 왕실 유산의 질감과 색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주며 보존과학이 이루어낸 성과를 시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과학 기반 보존연구와 디지털 전환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며 문화유산이 지닌 시간의 가치를 미래 세대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뉴스컬처 최진승 newsculture@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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