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총재 ‘정교유착 의혹’ 첫 재판서 혐의 부인···“윤영호 독단 행위”

▲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윤석열 전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구속기소 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특히 한 총재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모든 행위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독단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으며 검찰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공범관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또한 윤영호 전 본부장을 ‘정치적 야심을 가진 인물’로 규정하면서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하는 모습으로 한 총재와 최측근을 연루시켰다”고 주장했다.

금품 제공과 관련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김 여사에게 전달된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 고가의 금품은 윤영호 전 본부장이 직접 준비한 것으로, 한 총재는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통일교의 ‘정교일치’ 개념도 윤영호 전 본부장의 왜곡된 진술에서 비롯된 것으로,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의미는 실제 교단의 교리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정원주 전 비서실장 측 역시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하며 “범행 관여 사실을 알지 못했고, 통일교 자금 운용과 관련된 불법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윤영호 전 본부장 측은 검찰이 “영장 범위를 벗어난 위법수집증거로 기소했다”며 진술 거부 의사를 반복했다.

이에 맞서 특검팀은 범죄의 구조적 성격과 자금 성격을 강조하며 한 총재의 지휘·승인 역할을 부각했다. 

특검은 “한 총재는 통일교 절대권력자로 모든 범행을 최종 승인한 정점”이라며 “정 전 부원장은 ‘문고리 권력’으로 비자금을 관리하며 범행 실행에 핵심적으로 관여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도들이 아들의 전세보증금을 빼거나 어려운 형편에 대출받아 헌금한 자금을 사적 보석금 또는 정치권력 매수에 사용한 죄질은 극히 불량하다”며 “정교 유착을 통해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 총재는 2022년 1월 권성동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현금으로 건네고, 같은 해 3~4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 원을 분산 후원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22년 7월 김건희 여사에게 600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총 8000만 원대 금품을 건넨 혐의, 불법 정치자금 조성을 위한 교단 자금 횡령 혐의도 적용됐다. 

이 외에도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윤영호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