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2·3 불법계엄 사과를 요구하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공개 비판하며 “소장파가 맞나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을 향해 ‘맞고함’을 지르는 것이 곧 ‘야당의 책무’라고 규정한 셈인데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정무적 감각이 과거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 의원은 1일 YTN 라디오에서 소장파의 사과 요구 움직임을 언급하며 “정부·여당의 잘못도 따갑게 지적해야 소장파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그런 모습이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초선일 때는 ‘초선들 빨리 나가서 싸워라’ 하면 앞장서 항의했다”며 “재선이 되니 ‘초선들 나가라’고 말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최근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할 때 민주당 의원들이 “내란당”이라고 외쳤던 상황을 예로 들며 “우리도 맞고함을 질러야 하는데, 그런 말 자주 하시는 분들이 너무 우아하게 앉아 있더라”고 지적했다. “세월이 지나서 그러나”라는 표현까지 쓰며 소장파의 적극성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나 의원의 이 같은 인식이 오히려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적 설득과 책임정치는 뒷전이고 ‘고함과 몸싸움이 곧 야당의 역할’이라는 낡은 전투 프레임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누가 더 크게 소리쳤는지가 ‘싸움의 기준’이라는 발상 자체가 현재 보수정치가 처한 위기에 대한 인식이자 한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불법계엄 사과 문제와 관련해서도 나 의원은 “추경호 의원 영장 발부 여부와 맞물려 있다”며 “사과의 수위와 방식도 결과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려 한다는 인식을 드러내며 “덜컥 잘못 말하면 프레임만 강화된다”고 우려했다.
나 의원은 끝으로 “우리 당에 소위 소장파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사실상 소장파의 사과 요구 움직임을 당내 잡음 정도로 치부한 셈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사과 여부 논쟁의 본질은 보수정치의 책임·미래 전략에 대한 문제”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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