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향해 '천박하다'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며 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배 의원은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며 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당내 절연론에 불을 지폈습니다.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출직도 아니고 아무런 권한도 없는, 본인 말대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그저 남편 운만 좋아 권력을 쥐게 됐다"며 김 여사를 겨냥했습니다. 이어 "권력을 좇는 자들에게 뇌물을 받고 분수에 맞지 않는 사고를 줄줄이 일으킨 천박함을 천박하다고 지적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여기에 긁혀서 발작하는 희한한 자들이 있다"며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배 의원은 김 여사가 과거 특검 조사 당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삼았습니다.
배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인 29일 페이스북에 "왕이 되고 싶어 감히 어좌에 올라앉았던 천박한 김건희, 그리고 그 김건희를 보호하느라 국민도 정권도 안중에 없었던 남편의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고 적은 데 이어진 것입니다.
배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계엄과의 결별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째 과제"라며 "진정 끊어야 할 윤석열 시대와는 절연하지 못하고 윤어게인, 신천지 비위를 맞추는 정당이 돼서는 절대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눈길조차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계리 변호사는 즉각 반박에 나섰습니다. 김 변호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도대체 누가 누구를 보고 천박 운운하는 것인지 글 수준을 보고 피식 웃음이 났다"며 "이렇게 메타인지조차 안 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니 대한민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맞받아쳤습니다.
김 변호사는 "본인 빼고는 다 알고 있을 것 같다. 누구 얘기냐고? 거울을 보라"고 비꼬며 배 의원을 직격했습니다. 또 다른 변호인인 유정화 변호사 역시 1일 페이스북에서 배 의원을 "천박이라는 단어로 떠들고 있는 모모씨"라고 지칭하며 "보수 진영은 더 이상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배신과 요설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배 의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윤어게인당'을 만들려다 여의치 않자 슬그머니 국민의힘에 입당해서는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어디서 굴러들어 온 지질한 장사치들도 있다"며 윤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을 겨냥했습니다.
그는 "거듭 말하지만 법치, 원칙, 상식과 합리만이 보수 정치의 본질이 될 수 있다"며 "많이 쓰려도 곪은 상처는 씻어내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상 어제오늘 게거품 물었던 이들에게 귀국 인사"라고 덧붙이며 비판 강도를 높였습니다.
배현진 의원은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4선 의원으로, 과거 MBC 앵커 출신입니다.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강남을 지역구로 삼아 연속 당선되며 보수 진영에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그는 이번 계엄 사태와 관련해 당내에서 가장 강력하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장동혁 대표가 계엄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다"며 책임을 야당에 전가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계엄의 불법을 방치한 것이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사과를 촉구했고, 엄태영 의원도 배 의원과 함께 "윤석열과의 절연"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친한계의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입니다. 한 전 대표는 "당을 퇴행시키는 시도"라고 반발했고, 당내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분란만 키운다"는 비판과 "당원 뜻에 따른 조사"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습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배 의원과 윤 전 대통령 측의 이번 설전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노선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계엄 사태 1주년을 앞두고 당내 분열이 심화되면서 국민의힘이 선거를 앞두고 통합된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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