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부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2(2부) 부천FC가 창단 첫 K리그1(1부) 승격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팀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부천은 벼랑 끝 승부 앞에서도 즐기는 축구로 압박감을 견뎌내고자 한다.
부천은 지난달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플레이오프(PO)에서 성남FC와 0-0으로 비겼다. 단판 경기에서 무승부 시 정규리그 순위가 높은 팀이 다음 단계에 진출하는 규정에 따라, 정규리그 3위 부천은 K리그1 10위 수원FC와 치르는 승강 PO 티켓을 확보했다.
부천이 승강 PO에 오르는 건 구단 창단 최초다. 2008년 시민구단으로 창단해 2013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부천은 13시즌 동안 줄곧 2부에 머물렀다. 승격에 계속 도전했지만, 문턱 앞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정규리그 3위(승점 67)라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찍었고, 성남과의 PO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단판 경기 특유의 신중함 속에서, 경기 전략은 양 팀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했다. 무승부도 의미가 있는 부천은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앞세웠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성남은 공격적인 흐름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부천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상대의 공세를 버티고 자신들의 리듬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무대로 이어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영민 부천 감독은 “선수들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견하다”며 “승강 PO는 더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담보다는 자부심, 경계심보다는 자신감이 깔린 메시지였다. 특히 그는 “지금은 무언가를 급히 고치거나 보완할 단계가 아니다. 분위기 싸움이 더 중요하다”며 “강팀을 상대로도 지나치게 움츠러들 생각은 없다. 우리다운 축구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승강 PO 상대인 K리그1 10위 수원FC는 까다로운 팀이다. 17골로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싸박을 비롯해 윌리안 등 강력한 공격 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영민 감독도 이미 수원FC의 최근 경기를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며 분석을 마쳤다. 그럼에도 그의 어조는 한결같았다. 도전자의 긴장감보다 ‘해볼 만하다’는 태도였다.
부천의 에이스 바사니도 같은 마음이었다. 올 시즌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14골 6도움)를 기록한 그는 “수원FC의 전력을 알고 있지만, 경기라는 건 결국 11명 대 11명이 펼치는 것”이라며 “우리는 올라갈 준비가 돼 있다. 자신감이 있고,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까지 오는 게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즐기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PO 진출 자체가 축제의 시작이었다면, 이제 남은 두 경기는 진짜 결말을 결정할 무대다. 부천은 4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1차전을 치른 뒤, 7일 2차전 수원 원정에 나서며 한 해 성과를 좌우할 마지막 승부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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