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개인상을 타는 동시에 팀은 강등됐다.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이 상황에 세징야가 놓였다. 작년 같은 일을 겪었던 무고사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세징야에게 위로를 건넸다.
1일 오후 서울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 컨벤션홀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시상식에 앞서 사전 발표된 수상자 및 주요 부문 후보들이 인터뷰를 가졌다.
무고사는 K리그2 35경기 20골로 득점상을 차지했다. 아울러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도 수상했다. K리그1 득점상에 이어 K리그2 득점상을 수상한 선수는 무고사가 리그 최초다. 기존에는 K리그2 득점상을 먼저 타고 K리그1에서도 수상한 조나탄과 말컹의 사례만 있었다. 보통은 2부에서 기량을 증명한 뒤 1부에서도 득점왕을 타는 것이 수순이지, 1부 득점왕이 2부로 내려가는 일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무고사 같은 케이스는 나오기 힘들다. 무고사의 낭만과 충성심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무고사는 “작년 시상식에서는 행복과 슬픔이 반반이었는데 올해는 너무 행복하다. 동료들과 감독님도 자랑스럽고, 많은 골을 넣게 해 준 팀원들에게 감사를 돌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부 득점상의 기쁨과 강등의 아픔이 교차됐던 작년에 비해 올해가 더 낫다고 잘라 말한 무고사는 “당연히 올해 기분이 더 좋다. 작년엔 강등 때문에 100% 즐길 수 없었다. 올해는 승격도 했고 우리가 있을 곳으로 돌아왔다. 득점왕도 이뤄냈다. 모든 게 잘 맞물렸기 때문에 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작년 무고사와 같은 ‘눈물의 수상자’가 올해 또 나왔다. 대구FC 소속으로 도움왕을 수상하며 맹활약했지만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한 세징야다. 무고사는 “세징야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세징야는 K리그1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K리그 베테랑이다. 내가 8년, 세징야가 10년 정도 뛴 것 같은데 이렇게 꾸준히 잘 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한다”라며 나란히 K리그 역사를 써나가는 세징야에 대해 존중을 밝혔다.
이어 “비록 대구가 K리그2로 가게 됐지만 항상 응원한다. 만약 세징야가 대구에 남는다면 그들에게 어울리는 곳(K리그1)으로 바로 돌아올 것이다. 세징야가 경기장에 있음으로써 팀원들을 돕고 팀을 더 낫게 만들어 준다는 걸 안다. 세징야와 대구는 K리그1이 어울린다”라며 잔류한다면 자신처럼 금방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1년간의 기억이 스쳐지나가는 듯 쓰게 웃으며 “지금은 K리그2에서 좋은 경험을 해야 할 시간이다”라고 덧붙였다.
승격은 이뤘지만, 인천은 K리그1에서 생존싸움이 익숙한 팀이다. 이에 무고사는 “우리 팀이 있어야 할 것으로 돌아온 것뿐이다. 인천이라는 도시의 팬들은 K리그1에 있을 자격이 있다. 우리가 K리그2 수준이 아니라는 건 이번 시즌에 증명했다. 내년에 더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라고 잔류 각오를 벌써 밝혔다.
1부에서 경쟁할 자신감도 밝혔다. 그 원동력은 우승과 동시에 재계약을 발표한 윤정환 감독, 그리고 열정적인 인천 팬들이다. “윤정환 감독의 아이디어는 K리그1에서 통한다는 게 이미 증명됐다. 약점을 보완하고, 새로 올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고, 코칭 스태프와 조화를 이루며, 팬들을 등에 업고 홈에서 경기한다면 누구와 상대해도 절대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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